"금리 안 올라" 이자 챙기고 싶다면… 1년 만기 특판예금

새해 벽두부터 목돈을 굴려야 하는 예금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예금 만기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을 둘러싼 예금대처법에 대해서도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만기 1년 이상 장기 예금에 넣는 것은 밑지는 장사라는 의견과 금리가 크게 오를 것 같지 않으니까 차라리 요즘 나오는 특판 고금리 예금에 돈을 넣어 두는 게 유리하다는 의견이 그것이다. 물론 금리 예측은 워낙 변수가 많아 주가 예측보다 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금리 변동 시나리오별 대응전략을 미리 세워뒀다가 그때그때 금융 환경 변화에 따라 신속하게 대응해야 재테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새해를 맞아 금리 변동 시나리오별 재테크 대응전략을 알아본다.

◆금리가 횡보할 경우

금리가 횡보세를 보이거나 혹은 오르더라도 상승 폭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최근 쏟아지고 있는 1년 만기 확정금리형 특판예금을 눈여겨 볼 만하다.

강우신 기업은행 강남PB센터장은 "은행들이 연 5% 안팎 예금을 내놓는 이유는 정부의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율) 100% 규제 때문"이라며 "소비자들 입장에선 요즘 같은 특수 상황에서 예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은행들이 내놓고 있는 특판예금은 뭉칫돈이 몰리면서 조기 마감되고 있기 때문에 타이밍을 저울질하고 있었다면 서두르는 것이 좋다. 지난 4일 신한은행이 출시한 연 5%짜리 특판예금은 단 나흘 만에 마감됐다. 하루에 2000억~3000억원씩 뭉칫돈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뚜렷한 투자처가 보이지 않다 보니 안정적인 고금리 특판예금에 돈을 많이 맡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2월 2일까지 연 4.8%짜리 특판예금을 팔 예정이던 국민은행도 예상을 뛰어넘어 7조원 넘는 돈이 몰리자 지난 8일 부랴부랴 셔터를 내려 버렸다. 은행 직원들조차 유례없는 초스피드 마감 속도에 혀를 내두르고 있을 정도다. 새해 첫날 연 5.5%짜리 반짝 고금리 예금을 내놨던 프라임저축은행도 한도가 금방 차버려 지난 8일 조기 종료했다.

현재 특판 고금리 예금을 판매하고 있는 은행들도 자금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조기 마감이 예상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오는 29일까지 500만원 이상 가입시 연 4.9% 이자를 주는 '투게더정기예금'을 판매한다. 1억원 이상 고액 가입 등 별도 조건 없이 연 4.9% 금리를 다 주기 때문에 소액 예금자들에게도 반가운 상품이다. 금리도 10일 기준 은행권에선 최고 수준이다. 판매 마감일이 29일이지만 그전에라도 한도가 꽉 차면 언제든 문 닫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부산은행은 11일부터 최고 연 5.2%를 지급하는 'BS하하호호(虎虎) 정기예금'을, 기업은행은 이달 말까지 최고 연 5.12%를 지급하는 '패키지예금'을 판매한다.

◆금리가 상승할 경우

금리가 작년에 비해 상승할 것이라고 본다면 확정금리형 장기 예금 가입은 피하는 게 좋다. 돈을 만기 1년 이상 장기예금에 묻어 놓으면 금리 상승에 따른 혜택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엔 3개월마다 금리가 오르고, 3개월 이후 중도에 해지해도 이자 손해를 보지 않는 '계단형 예금'이 적합하다. 1년 만기 예금을 중도 해지하면 낮은 금리(연 1% 안팎)밖에 받지 못하지만, 계단식 예금은 3개월이 지나 언제 해지해도 수익률 측면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한국씨티은행의 '스텝업 정기예금'이 대표적이다. 1년 만기로 예금에 가입하되 3개월째 해지를 하면 연 3.2% 금리가 적용된다. 6개월째는 연 3.4%, 9개월째는 연 4.13%, 1년 만기를 채우면 금리가 연 4.9%로 높아진다.

1년 만기 금리는 지난주까진 연 4.7%에 그쳤지만 11일부터 연 4.9%로 0.2%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일반 정기예금은 1년 만기로 가입했다가 3개월 되는 시점에서 해약하면 이자를 연 1% 정도밖에 받지 못하지만, 계단형 예금은 연 3%대 금리가 지급되기 때문에 이자 측면에서 손해를 보지 않는다"며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정기예금 가입을 미루는 고객이나 여유자금을 언제 쓸지 모르는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의 '369 정기예금'도 비슷한 상품이다. 다만 전체적인 금리 수준은 씨티은행 상품보다 0.1~0.3%포인트 정도 낮다. 삼화저축은행(서울)도 11일부터 계단형 예금인 '신해피정기예금'을 300억원 한도로 판매한다. 12개월을 석 달씩 4개 기간으로 나눠 금리를 정하는데, 3개월째 해지하면 연 4%, 6개월 연 4.7%, 9개월 연 5%, 1년 만기가 되면 연 5.3%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