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구 七단의 신출귀몰] 돌밭에 지은 둥지

〈장면도〉 흑이 ▲로 밀어간 장면. 여기서 백은 ?V 두 점을 움직여 살아간다. 적진에서 보금자리를 짓는 돌들의 '생존본능'은 때론 경외스러울 정도다. (2010.1.5. 대국보)

〈1도〉(실전 진행) 백 1 한 칸 뜀이 강수이자 급소. 이후 7,9,11의 좋은 수순으로 13까지 이 백이 잡히는 일은 없다. 적진 속에서 떵떵거리고 똬리를 튼 결과다.

〈2도〉(역시 완생) 흑 1로 차단하는 것도 2~6의 선수를 거쳐 8의 건너붙임으로 깔끔하게 산다. 흑은 변변한 저항을 해 볼 틈조차 없이 안방을 내줬다.

〈3도〉(흑의 정도) 애당초 장면도 ▲로는 3도 1로 보강할 곳. 이랬으면 좌변을 모두 택지화하면서 흑의 우세가 계속됐을 것이다.
(277수 끝, 백 1집 반 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