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1달러=1119.8원 주목받는 내수주

 

미국 고용지표 부진에 따른 달러 약세와 국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7일 연속 하락하며 1달러당 1110원대로 급락했다.

환율 급락은 연초부터 상승세를 타던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았고, 특히 수출주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혔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며 환율 하락 수혜주인 내수주에 주목하라고 충고한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10.7원 하락한 1119.8원에 장을 마쳤다. 환율이 1110원대로 떨어진 것은 '리먼사태' 발생 직후인 2008년 9월 17일(1116원) 이후 16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환율은 올 들어서만 44.7원(3.84%) 하락했다.

최근 환율 급락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 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일시적 현상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선진시장 자금이 우리나라를 포함해 신흥시장으로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고, 올해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240억달러 정도 흑자가 예상된다는 점을 환율 하락 배경으로 꼽고 있다. 또 현재 환율은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전인 2008년 초에 비해서도 여전히 15% 정도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추가 하락 여지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환율 하락은 우리나라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진다는 점을 반영하는 만큼 당장은 우리나라 경제 전체로 봤을 때 긍정적인 뉴스다.

하지만 환율 하락 속도가 문제다. 환율 하락이 지나치게 빨라지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수출 부진에 따른 기업 실적 우려가 커지게 되고, 주식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최근 환율 하락이 주식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모습이지만 IT와 자동차 등 주요 수출종목들에는 직접적인 타격을 미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3% 가까이 하락했고, 현대차는 4% 넘게 급락했다. 현대차 주가는 최근 환율이 4% 가까이 하락하는 동안 16% 급락한 상태다.

증시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 추세가 단기간에 바뀌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환율 하락에 따른 수혜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트레이드증권 민상일 연구원은 "원화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IT·자동차 등 수출주가 증시를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김동영 연구원은 "지난 4년간 업종별 환율 민감도를 살펴보면 환율이 하락하면 수혜업종은 은행·미디어·건설 등 내수주가, 피해업종은 반도체·장비, IT하드웨어, 자동차·부품 등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