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남자배우 투톱 유행...흥행도 '더블' 될까
입력 : 2010.01.13 16:16
| 올 상반기 한국영화의 관람 포인트 중 하나는 남자배우 투톱 체제다. 연기력과 흥행 파워를 고루 갖춘 톱스타들이 짝을 이뤄 주연을 맡는 현상이다. '용서는 없다'처럼 여자배우와 3각체제를 이루는 경우도 있지만, 이때도 핵심 인물은 역시 남자 투톱이다. 이들은 노련미와 카리스마로 무장한 40대 중견 배우와 연기력에 물이 오르기 시작한 30세 전후 소장파 배우로 나뉘는 게 특징이다. 관객들은 각 세대를 대표하는 남자배우들의 연기 대결을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다. 설경구, 류승범은 7일 '용서는 없다'로 가장 먼저 관객을 찾았다. 송강호, 강동원은 2월 초 개봉하는 '의형제'로 설 대목을 노린다. 또 김윤석과 하정우는 '황해', 차승원과 권상우는 '포화 속으로'의 투톱으로 나선다. |
| 연기력에 스타성… 시너지 효과 노려 |
| 배우들 흥행 부담 줄이는 '안전 운행' |
이같은 투톱 체제는 지난해와 다른 양상이다. '해운대'에는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엄정화, '국가대표'에는 하정우 성동일 김지석 등 여러 명의 배우가 주연급으로 출연했다. 심지어 '여배우들'에서는 윤여정 이미숙 고현정 최지우 김옥빈 김민희 등 6명의 여배우가 비슷한 비중으로 나왔다.
'용서는 없다'의 설경구, 류승범은 강력하게 맞부딪치는 캐릭터다. 설경구는 과학수사대 실력파 부검의 강민호 박사, 류승범은 강민호의 딸을 납치하는 환경운동가 이성호로 출연한다. 범죄, 스릴러, 수사물에서 특유의 내공을 쌓아온 설경구와 거친 듯 부드러운 매력을 발산해온 류승범의 두뇌게임이 흥미진진하다.
'의형제'는 국정원 요원 한규(송강호)와 북한 엘리트 공작원 지원(강동원)이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서울 한복판에서 총격전을 벌인다. 송강호는 작전 실패 책임으로 파면당하고, 강동원은 배신자로 찍혀 버림받는다. 6년 후, 둘은 신분을 속이고 만나 친구가 된다. 김기덕 감독의 '야생동물보호구역'처럼 남과 북에서 버림받은 청년들의 만남이라는 설정이 흥미롭다. 특히 강동원의 행보가 주목거리다. 강동원은 '전우치'에서 도사 전우치로 출연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아바타' 열풍 속에서도 400만 관객 돌파를 이끌었다. 강동원은 그동안 빅히트작이 없었다. '전우치'에서는 귀엽고 능청스럽고 악동같은 전우치 역을 잘 소화해 호평받았다. '의형제'에서 2연속 흥행 축포를 쏘아올릴 수 있을지, 송강호라는 걸출한 배우와 겨뤄 어떻게 자기 색깔을 나타낼 지 관심을 끈다.
'황해'는 110억원이 투입되는 블록버스터 스릴러다.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 김윤석, 하정우 콤비가 다시 뭉쳤다. 지난해 12월 16일 첫 촬영을 시작했다. 하정우는 빚을 갚기 위해 중국에서 살인 의뢰를 받고 서울에 잡입한 구남, 김윤석은 구남을 쫓는 또다른 살인청부업자 면가로 출연한다. 하정우는 이 영화를 위해 머리를 짧게 깎았다. 제30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삭발한 모습을 처음 선보여 화제가 됐다. 올 여름 개봉 예정이다.
이밖에 두 살 터울인 송강호, 김승우는 '밤안개'에서 거친 카리스마를 지닌 조직의 보스 두헌과 냉정한 킬러 강우로 출연, 첫사랑 화연과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엇갈린 운명을 스크린에 펼쳐낸다.
이같은 남자배우 투톱 체제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장동건, 원빈은 '태극기 휘날리며'에 형제로 출연, 1174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안성기, 박중훈도 '라디오 스타'에서 매니저와 가수로 찰떡호흡을 과시했다. 하지만 올해처럼 남자배우 투톱 체제가 두드러진 경우는 드물었다. 투톱의 조합은 연기파 배우와 스타 소장파로 이뤄져 있다. 설경구 송강호 김윤석 차승원의 검증된 연기력과 류승범 강동원 하정우 권상우의 스타성을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거두려는 캐스팅이다. 각 세대별 관객을 고루 겨낭한 포석이기도 하다.
배우들 입장에서는 흥행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독 주연으로 출연해 흥행에 성공하면 독야청청 빛날 수 있지만, 대신 흥행 실패에 대한 부담도 엄청나다. 자칫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있다. 투톱 출연은 일종의 안전운행인 셈이다. 배우의 이름값만으로 어필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도 투톱 체제가 유행하는 배경이다. 출연배우 이름이 아니라 작품의 완성도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관객의 눈높이가 높아진 결과다.
'용서는 없다'의 설경구, 류승범은 강력하게 맞부딪치는 캐릭터다. 설경구는 과학수사대 실력파 부검의 강민호 박사, 류승범은 강민호의 딸을 납치하는 환경운동가 이성호로 출연한다. 범죄, 스릴러, 수사물에서 특유의 내공을 쌓아온 설경구와 거친 듯 부드러운 매력을 발산해온 류승범의 두뇌게임이 흥미진진하다.
'의형제'는 국정원 요원 한규(송강호)와 북한 엘리트 공작원 지원(강동원)이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서울 한복판에서 총격전을 벌인다. 송강호는 작전 실패 책임으로 파면당하고, 강동원은 배신자로 찍혀 버림받는다. 6년 후, 둘은 신분을 속이고 만나 친구가 된다. 김기덕 감독의 '야생동물보호구역'처럼 남과 북에서 버림받은 청년들의 만남이라는 설정이 흥미롭다. 특히 강동원의 행보가 주목거리다. 강동원은 '전우치'에서 도사 전우치로 출연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아바타' 열풍 속에서도 400만 관객 돌파를 이끌었다. 강동원은 그동안 빅히트작이 없었다. '전우치'에서는 귀엽고 능청스럽고 악동같은 전우치 역을 잘 소화해 호평받았다. '의형제'에서 2연속 흥행 축포를 쏘아올릴 수 있을지, 송강호라는 걸출한 배우와 겨뤄 어떻게 자기 색깔을 나타낼 지 관심을 끈다.
'황해'는 110억원이 투입되는 블록버스터 스릴러다.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 김윤석, 하정우 콤비가 다시 뭉쳤다. 지난해 12월 16일 첫 촬영을 시작했다. 하정우는 빚을 갚기 위해 중국에서 살인 의뢰를 받고 서울에 잡입한 구남, 김윤석은 구남을 쫓는 또다른 살인청부업자 면가로 출연한다. 하정우는 이 영화를 위해 머리를 짧게 깎았다. 제30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삭발한 모습을 처음 선보여 화제가 됐다. 올 여름 개봉 예정이다.
이밖에 두 살 터울인 송강호, 김승우는 '밤안개'에서 거친 카리스마를 지닌 조직의 보스 두헌과 냉정한 킬러 강우로 출연, 첫사랑 화연과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엇갈린 운명을 스크린에 펼쳐낸다.
이같은 남자배우 투톱 체제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장동건, 원빈은 '태극기 휘날리며'에 형제로 출연, 1174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안성기, 박중훈도 '라디오 스타'에서 매니저와 가수로 찰떡호흡을 과시했다. 하지만 올해처럼 남자배우 투톱 체제가 두드러진 경우는 드물었다. 투톱의 조합은 연기파 배우와 스타 소장파로 이뤄져 있다. 설경구 송강호 김윤석 차승원의 검증된 연기력과 류승범 강동원 하정우 권상우의 스타성을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거두려는 캐스팅이다. 각 세대별 관객을 고루 겨낭한 포석이기도 하다.
배우들 입장에서는 흥행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독 주연으로 출연해 흥행에 성공하면 독야청청 빛날 수 있지만, 대신 흥행 실패에 대한 부담도 엄청나다. 자칫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있다. 투톱 출연은 일종의 안전운행인 셈이다. 배우의 이름값만으로 어필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도 투톱 체제가 유행하는 배경이다. 출연배우 이름이 아니라 작품의 완성도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관객의 눈높이가 높아진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