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중국 지준율 전격 인상 각국 출구전략 빨라지나[정정내용 있음]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 소식에 13일 전세계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중국이 예상보다 빨리 출구전략(금리인상을 통한 시중유동성 축소)의 신호탄을 터뜨리면서 전세계 증시는 하락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충격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13일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지수는 0.73% 하락세로 마감했고, 홍콩(0.38%), 일본(0.69%) 증시도 소폭 하락세에 그쳤다. 중국 상하이지수는 오히려 1.91% 올랐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2일 "오는 18일부터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예금 대비 현금보유비율)을 0.5%포인트 인상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지급준비율 인상은 지난 2008년 6월 이후 19개월 만이다. 지난 7일 3개월물 채권금리를 인상한 지 일주일도 안돼 또다시 유동성(시중자금) 고삐를 죄는 긴축 정책을 꺼내든 것이다. 이번 지준율 인상 조치로 3000억위안의 대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이 지준율 인상에 나선 이유는 주택 시장 버블(거품)우려와 인플레이션 불안 심리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한해 중국의 대출 증가율은 30%에 달했고, 증시는 80% 급등했다.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이 10%대를 넘어섰고, 작년 12월 수출증가율과 물가상승률도 각각 13개월, 10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서는 등 경기 확장신호가 강하게 나타났다. 특히, 최근 폭설과 한파로 식료품 물가가 오르고, 춘절(春節·음력 설)을 앞두고 통화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면서 출구전략 행보가 더욱 빨라졌다.

그러나 중국의 출구전략은 시기와 폭이 문제였을 뿐 시장에서 예견된 변수다. 중국은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다양한 방식을 동원해 출구전략의 시동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대규모 공급했던 단기 대출을 지난해 하반기부터 줄이기 시작했고, 작년 12월과 올 1월 각각 부동산 거래세와 양도세 면제기준을 강화하는 등 부동산 규제 정책을 펴왔다.

문제는 중국이 출구전략의 핵심인 금리인상 시기를 올 1~2분기로 앞당기고, 우리나라를 포함해 주요 국가의 출구전략 시기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이 수출 증가에 힘입어 중국의 지준율 인상을 계기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의 출구전략 시행은 주가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며 "각국의 출구전략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코스피지수가 1분기 말이나 2분기 초에 정점을 찍고 꺾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창용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을 상쇄하기 위해 중국이 위안화 절상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수출기업에 유리해져 장기적으로는 한국 경제에 악재보다는 호재가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