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플레이스] 김윤진 "밀고당기기 덕에 '로스트' 캐스팅"
입력 : 2010.01.19 14:59
| 휴식때 자주 들러 초밥 즐겨 |
'핫 플레이스'의 첫 번째 손님은 월드스타 김윤진. 미국 인기 드라마 '로스트'로 세계적 인기와 명성을 얻었음에도 꾸준히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대한민국 여배우 김윤진이다. 첫 번째 핫 플레이스로 김윤진이 즐겨찾는 서울 삼청동의 일식집 '치요유메'에서 그녀를 만났다. |
| "한국-미국 오가며 일부러 바쁜 척 |
| 밀고당기기 덕에 '로스트' 캐스팅" |
▶"한국에 오면 들리는 집."
김윤진은 1년 중 9개월은 하와이에서 '로스트'를 촬영한다. 나머지 3개월은 한국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영화 작업을 한다. 짧은 기간이지만 한국에 머무를 때 찾는 곳이 바로 치요유메다.
"제가 육식을 즐기지 않아요. 특히 소고기, 돼지고기를 못 먹어요. 대신 해산물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가끔 이곳에서 초밥을 먹는 편이랍니다. 아, 채식주의자는 아닙니다."
바쁜 스케줄에 제대로 끼니를 못 챙긴 김윤진은 한 눈에도 먹음직스러운 초밥이 나오자 큰 눈을 하며 얼른 젓가락을 들었다. 젓가락질은 조금 서툴지만 초밥을 즐기기엔 문제가 안 된다. 함박웃음과 함께 맛을 음미하는 그녀에게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사실 김윤진은 평소에 한식을 가장 즐긴다. 하와이에서도 직접 김치찌개, 된장찌개를 끓이는 전형적인 한국인이다.
"요리에 소질은 없어요. 배 고파서 혼자 해 먹을 정도지, 사람들 초대해 만들어줄 실력은 아니에요. 제가 잘 하는 건 오징어무침, 멸치 볶음 같은 반찬류인데요.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건 김이에요.(웃음) 집에서 심심하면 혼자 맨김 뜯어 먹고 그래요. 정말 맛있어요."
혼자 하와이에서 생활하던 생각이 났는지 그녀는 뜬금없이 라면 얘기를 꺼냈다.
"일 열심히 하고 저녁 8시쯤 허기진 채로 집에 들어와서 라면을 끓일 때가 있어요. 그런데 왜 혼자 라면을 먹으면 맛이 없을까요? 라면은 같이 먹으면 정말 맛있는데...." 왠지 모를 김윤진만의 외로움이 느껴졌다.
김윤진은 1년 중 9개월은 하와이에서 '로스트'를 촬영한다. 나머지 3개월은 한국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영화 작업을 한다. 짧은 기간이지만 한국에 머무를 때 찾는 곳이 바로 치요유메다.
"제가 육식을 즐기지 않아요. 특히 소고기, 돼지고기를 못 먹어요. 대신 해산물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가끔 이곳에서 초밥을 먹는 편이랍니다. 아, 채식주의자는 아닙니다."
바쁜 스케줄에 제대로 끼니를 못 챙긴 김윤진은 한 눈에도 먹음직스러운 초밥이 나오자 큰 눈을 하며 얼른 젓가락을 들었다. 젓가락질은 조금 서툴지만 초밥을 즐기기엔 문제가 안 된다. 함박웃음과 함께 맛을 음미하는 그녀에게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사실 김윤진은 평소에 한식을 가장 즐긴다. 하와이에서도 직접 김치찌개, 된장찌개를 끓이는 전형적인 한국인이다.
"요리에 소질은 없어요. 배 고파서 혼자 해 먹을 정도지, 사람들 초대해 만들어줄 실력은 아니에요. 제가 잘 하는 건 오징어무침, 멸치 볶음 같은 반찬류인데요.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건 김이에요.(웃음) 집에서 심심하면 혼자 맨김 뜯어 먹고 그래요. 정말 맛있어요."
혼자 하와이에서 생활하던 생각이 났는지 그녀는 뜬금없이 라면 얘기를 꺼냈다.
"일 열심히 하고 저녁 8시쯤 허기진 채로 집에 들어와서 라면을 끓일 때가 있어요. 그런데 왜 혼자 라면을 먹으면 맛이 없을까요? 라면은 같이 먹으면 정말 맛있는데...." 왠지 모를 김윤진만의 외로움이 느껴졌다.
| 사귀었던 남자는 모두 한국인 |
▶"한국남자에게 끌리더라고요"
혼기를 꽉 채운 김윤진이다. 또래의 여배우들은 이미 결혼했거나 한창 열애에 빠져있다. 그런데 유독 그녀는 연애나 결혼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동안 특별한 열애설이나 스캔들 한 번 없었다.
"결혼 생각은 오래 전부터 많이 했어요. 그런데 결혼은 저 뿐만 아니라 현대 여성들의 가장 큰 고민인 거 같아요. 열심히 일해서 커리어도 쌓고 이름 석자를 남기고 싶은 욕망이 있는데, 출산이란 부담 때문에 결혼이 어려운 거 같아요. 그리고 아직까지 정말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을 못 만났어요. 저도 사실 걱정이 많이 됩니다. 나이도 있고...."
영화 '하모니'(감독 강대규)에서 처음으로 아기와 함께 연기한 김윤진이다. 그동안 어머니 역할은 몇 번 있었지만 진짜 어머니로서 출산과 육아를 연기하기는 처음이다. 남다른 점이 있을 듯했다.
"이번에 '아기가 정말 예쁘다'는 걸 느꼈어요. 전엔 그냥 조카들만 예쁘고 그랬어요. 이번엔 역할에 몰입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기가 절 보면서 제 말을 듣고 하면 가슴이 찌릿찌릿해요. 누구한테 반하는 것처럼 막 설레요. 정말 예쁘더라고요."
국경 없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윤진에게 사랑도 국경이 없는 게 아닌지 궁금해졌다. 혹시 그런 것 때문에 연애나 결혼이 지지부진한 게 아닌지 말이다.
"당연히 사랑에 국경은 없다고 하는데, 제가 그동안 진지하게 연애했던 사람들은 모두 한국분들이이었요. 문화적 차이를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만약 제사를 지낸다고 할 때 한국인에겐 아무런 설명이 필요 없지만, 외국인이라면 무척 많은 설명을 해야 하겠죠."
혼기를 꽉 채운 김윤진이다. 또래의 여배우들은 이미 결혼했거나 한창 열애에 빠져있다. 그런데 유독 그녀는 연애나 결혼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동안 특별한 열애설이나 스캔들 한 번 없었다.
"결혼 생각은 오래 전부터 많이 했어요. 그런데 결혼은 저 뿐만 아니라 현대 여성들의 가장 큰 고민인 거 같아요. 열심히 일해서 커리어도 쌓고 이름 석자를 남기고 싶은 욕망이 있는데, 출산이란 부담 때문에 결혼이 어려운 거 같아요. 그리고 아직까지 정말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을 못 만났어요. 저도 사실 걱정이 많이 됩니다. 나이도 있고...."
영화 '하모니'(감독 강대규)에서 처음으로 아기와 함께 연기한 김윤진이다. 그동안 어머니 역할은 몇 번 있었지만 진짜 어머니로서 출산과 육아를 연기하기는 처음이다. 남다른 점이 있을 듯했다.
"이번에 '아기가 정말 예쁘다'는 걸 느꼈어요. 전엔 그냥 조카들만 예쁘고 그랬어요. 이번엔 역할에 몰입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기가 절 보면서 제 말을 듣고 하면 가슴이 찌릿찌릿해요. 누구한테 반하는 것처럼 막 설레요. 정말 예쁘더라고요."
국경 없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윤진에게 사랑도 국경이 없는 게 아닌지 궁금해졌다. 혹시 그런 것 때문에 연애나 결혼이 지지부진한 게 아닌지 말이다.
"당연히 사랑에 국경은 없다고 하는데, 제가 그동안 진지하게 연애했던 사람들은 모두 한국분들이이었요. 문화적 차이를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만약 제사를 지낸다고 할 때 한국인에겐 아무런 설명이 필요 없지만, 외국인이라면 무척 많은 설명을 해야 하겠죠."
| 수시로 한국 찾아 국내영화 홍보 |
▶"미국을 상대로 밀고당기기 했다."
김윤진은 충무로 출신으로 처음으로 미국에 안착한 한국배우다. 그 전에 몇몇 배우가 문을 두드렸지만 성공하진 못했다. 학창시절 미국으로 이민 가 언어장벽이 없었다는 게 큰 장점이 됐지만 그것만으론 설명이 부족하다.
"미국에 처음 나가면서 전략적으로 바쁜 척 했어요. 할리우드 비치에서 마냥 캐스팅을 기다리는 배우가 되고 싶지 않았거든요. 일부러 한국에 스케줄을 만들고 미국 에이전시에 '나 바쁘다. 언제부터 언제까지만 시간이 된다'고 통보했어요. 미국에 '나랑 만나기 쉽지 않다. 그러니까 미팅 취소하면 안 된다'란 인식을 심었죠. 그러니까 영향력 있는 고위급 인사를 더 빠르게 만날 수 있게 됐어요. 그때 비행기 값 많이 날렸습니다(웃음). 할리우드를 상대로 연애전략처럼 '밀고당기기'를 한 셈이죠."
김윤진의 밀고당기기 전략은 주효했다. 완전 신인이었지만 함부로 김윤진을 대하지 못했다. 또 그녀의 한국 내 활동은 미국 제작진의 레이더망에 고스란히 포착됐고 김윤진의 국내 인지도, 흥행력, 인기 등의 검증된 자료들이 미국에 그대로 전달됐다. 결국 국내 활동이 '로스트' 캐스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래서 김윤진은 한국을 수시로 찾는다. 바쁜 일정에 지칠 만도 한데 충무로를 꼭 찾아 '세븐데이즈' '하모니' 등의 영화를 촬영했다. 이번에 '하모니'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은 김윤진은 사실 미국에서 '로스트'의 중요 행사를 뿌리치고 왔다. 마지막 시즌을 위한 세계적 프로모션이 있었지만 한국에서 영화홍보에 최선을 다했다. 김윤진만이 가능한 일일 것이다.
김윤진은 충무로 출신으로 처음으로 미국에 안착한 한국배우다. 그 전에 몇몇 배우가 문을 두드렸지만 성공하진 못했다. 학창시절 미국으로 이민 가 언어장벽이 없었다는 게 큰 장점이 됐지만 그것만으론 설명이 부족하다.
"미국에 처음 나가면서 전략적으로 바쁜 척 했어요. 할리우드 비치에서 마냥 캐스팅을 기다리는 배우가 되고 싶지 않았거든요. 일부러 한국에 스케줄을 만들고 미국 에이전시에 '나 바쁘다. 언제부터 언제까지만 시간이 된다'고 통보했어요. 미국에 '나랑 만나기 쉽지 않다. 그러니까 미팅 취소하면 안 된다'란 인식을 심었죠. 그러니까 영향력 있는 고위급 인사를 더 빠르게 만날 수 있게 됐어요. 그때 비행기 값 많이 날렸습니다(웃음). 할리우드를 상대로 연애전략처럼 '밀고당기기'를 한 셈이죠."
김윤진의 밀고당기기 전략은 주효했다. 완전 신인이었지만 함부로 김윤진을 대하지 못했다. 또 그녀의 한국 내 활동은 미국 제작진의 레이더망에 고스란히 포착됐고 김윤진의 국내 인지도, 흥행력, 인기 등의 검증된 자료들이 미국에 그대로 전달됐다. 결국 국내 활동이 '로스트' 캐스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래서 김윤진은 한국을 수시로 찾는다. 바쁜 일정에 지칠 만도 한데 충무로를 꼭 찾아 '세븐데이즈' '하모니' 등의 영화를 촬영했다. 이번에 '하모니'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은 김윤진은 사실 미국에서 '로스트'의 중요 행사를 뿌리치고 왔다. 마지막 시즌을 위한 세계적 프로모션이 있었지만 한국에서 영화홍보에 최선을 다했다. 김윤진만이 가능한 일일 것이다.
| 할리우드 영화 출연하고 싶다 |
▶"할리우드는 아직도 새로운 도전."
오는 4월이면 '로스트' 마지막인 시즌6의 촬영이 끝난다. 6년 대장정의 막이 내린다.
"더이상 같은 역할을 안 해서 좋기도 한데, '거의 7년째 같이 살던 대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길을 가겠구나'란 생각이 들면 서운해요. 많이 두렵기도 하지만 새롭게 시작한다는 설렘도 있어요."
6년 간 수 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로스트'를 거쳐 갔지만 김윤진은 끝까지 살아남으며 할리우드, 아니 미국에 한국인, 한국 배우에 대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한국배우들의 할리우드 진출의 물꼬를 튼 셈이다.
"이병헌 비 전지현 등 한국배우들이 미국에 진출하는데 꼭 제가 먼저 시작해서 그런건 아니에요. 그런데 한국에 친숙해지는 계기가 된 건 같아요. '로스트'에 잠깐 나오는 동양인 게스트가 일본어, 중국어를 해도 되는데 굳이 한국어를 하는 걸 보면 그래요. 한국배우에 대한 관심은 아무래도 한류와 연관이 많죠. 미국에서 아시아배우를 캐스팅할 땐 미국 내 아시아배우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 지역의 배우들을 다 봐요. 미국 제작자들은 아시아 시장이 크기 때문에 당연히 아시아에서 인기가 많은 배우를 선택하는데 한류 덕분에 한국배우들이 캐스팅 리스트에 많이 올라가죠. 한류가 미국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겁니다. 한국배우들이 더 많이 진출했으면 좋겠어요."
미국에서 활동하는 그녀답게 정확하고 냉철한 분석이다. 충무로 출신 배우 중 제일 먼저 미국 진출에 성공한 김윤진에게 새삼 할리우드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졌다.
"정확히 전 할리우드에 진출한 게 아니에요. 할리우드에서 영화 작업을 해야 진출한 거죠. 전 미국에서 드라마를 한 거고 앞으로도 드라마는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영화를 하고 싶어요. 영화를 해야 할리우드 진출이란 표현에 맞는 거겠죠. 이제부터 본격적인 할리우드 도전에 나설 겁니다."
<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오는 4월이면 '로스트' 마지막인 시즌6의 촬영이 끝난다. 6년 대장정의 막이 내린다.
"더이상 같은 역할을 안 해서 좋기도 한데, '거의 7년째 같이 살던 대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길을 가겠구나'란 생각이 들면 서운해요. 많이 두렵기도 하지만 새롭게 시작한다는 설렘도 있어요."
6년 간 수 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로스트'를 거쳐 갔지만 김윤진은 끝까지 살아남으며 할리우드, 아니 미국에 한국인, 한국 배우에 대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한국배우들의 할리우드 진출의 물꼬를 튼 셈이다.
"이병헌 비 전지현 등 한국배우들이 미국에 진출하는데 꼭 제가 먼저 시작해서 그런건 아니에요. 그런데 한국에 친숙해지는 계기가 된 건 같아요. '로스트'에 잠깐 나오는 동양인 게스트가 일본어, 중국어를 해도 되는데 굳이 한국어를 하는 걸 보면 그래요. 한국배우에 대한 관심은 아무래도 한류와 연관이 많죠. 미국에서 아시아배우를 캐스팅할 땐 미국 내 아시아배우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 지역의 배우들을 다 봐요. 미국 제작자들은 아시아 시장이 크기 때문에 당연히 아시아에서 인기가 많은 배우를 선택하는데 한류 덕분에 한국배우들이 캐스팅 리스트에 많이 올라가죠. 한류가 미국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겁니다. 한국배우들이 더 많이 진출했으면 좋겠어요."
미국에서 활동하는 그녀답게 정확하고 냉철한 분석이다. 충무로 출신 배우 중 제일 먼저 미국 진출에 성공한 김윤진에게 새삼 할리우드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졌다.
"정확히 전 할리우드에 진출한 게 아니에요. 할리우드에서 영화 작업을 해야 진출한 거죠. 전 미국에서 드라마를 한 거고 앞으로도 드라마는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영화를 하고 싶어요. 영화를 해야 할리우드 진출이란 표현에 맞는 거겠죠. 이제부터 본격적인 할리우드 도전에 나설 겁니다."
<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천대를 이어가는 꿈'이란 뜻의 일식집 '치요유메'는 삼청동 골목 제일 안쪽에 있다. 재일교포가 운영하는 전통 일식집으로 지난 2007년 10월에 오픈했다. 입구부터 인테리어, 음악, 종업원의 기모노 복장까지 일본 전통 문화가 물씬 풍긴다. 이런 분위기 덕분에 일본인 손님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일본인 주방장의 요리가 일품으로 다양한 일본 전통 소주와 청주도 맛볼 수 있다. 단, 가격은 만만치 않다. (02)737-921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