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형세 오판(誤判)

〈제9보〉(100~119)=쿵제(孔杰·28)는 동갑내기 후야오위(胡耀宇), 한 살 밑인 구리(古力·27)와 함께 한때 3총사로 불렸다. 선두주자는 단연 구리였고, 후야오위도 2007년 제11회 LG배 결승에 오르는 등 훨훨 날았다. 가장 '늦둥이'였던 쿵제는 2009년 마침내 세계대회 우승 2, 준우승 1개로 포효했다. 14회 삼성화재배 준결승 때는 숙적 구리를 완파했다. 차기 중국랭킹서 쿵제는 구리를 제치고 1위가 유력하다.

100때 흑이 '가' 아닌 101로 1집을 손해보고 받은 것은 팻감을 줄이려는 뜻. 그렇다면 100도 101이 옳았다. 팻감 하나가 아쉬운 백의 입장에서 이해 못 할 집중력이다. 103은 "대신 우변을 줄래?"하는 담판인데 백은 불문곡직 104로 메워 단패(單覇)가 됐다. 109마저 외면하고 110으로 흑돌 6점을 두르르 들어냈다.

일단 통쾌한 장면. 그러나 110에 패착 혐의가 씌워졌다. 118까지 우변 피해가 워낙 컸기 때문. 110으론 참고도 1에 늘어 6까지 교환 후 7로 따내야 했다. 그런 뒤 흑의 우상쪽 가일수와 A를 맞봤으면 해볼 만한 형세라는 것. 형세 오판이 찬스를 날려보냈다. (105…▲, 108…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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