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공모주 줄이어… 동종기업 비교해 '숨은 백조' 찾아라

올해는 삼성생명, 대한생명 등 대형 보험사들이 상장을 앞두고 있어 기업공개(IPO)시장이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공모 예정 기업만 100여개로 공모금액도 사상 최대 규모인 10조원대를 훌쩍 뛰어 넘어설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올해 어떤 대어(大魚)주들이 대기 중이고, 공모주 투자를 통해 수익을 올리려면 어떤 투자전략을 짜야 할까.

◆생보사 등 대어급 공모주 줄이어

올해 메가톤급 상장주는 단연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으로 공모금액이 4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생명도 3월로 상장을 앞당겨 2조원대의 공모주 청약에 나설 예정이다. 작년 10월 상장을 연기한 포스코건설도 다시 상장을 추진하고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공기업 상장도 이뤄질 예정이다. 국내 상장을 추진하는 해외 기업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중국·영국·베트남 기업이 국내 증권사와 주관사 계약을 맺고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달에 잡힌 공모주 청약만 13개로 2007년 10월 이후 가장 많다. 특히 주방용 밀폐 용기업체인 락앤락과 공기업인 한국지역난방공사가 관심 종목이다. 락앤락은 공모 희망가격이 1만4000~1만5700원이며, 한국지역난방공사는 공모 희망가가 3만3400~4만800원이다. 폐지 회수와 제지업 관련 지주회사인 중국 기업 차이나하오란리사이클링도 4300~5600원의 공모가격에 400억~500억원 안팎 규모의 공모에 나선다.


◆작년, 공모가 싼 주식들이 고수익

작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66개 종목의 공모가 대비 주가를 분석한 결과, 15일 현재 주가가 공모가보다 높게 오른 종목은 47개(71%)에 달했다. 평균 주가상승률도 50%(15일 종가 기준)로 높았다. 이 중 24개 종목은 공모가 대비 50%를 넘는 높은 수익을 거뒀다.

그러나 어떤 종목에 투자했느냐에 따라 투자 성적이 극명하게 갈렸다. 작년 2월 상장된 이수앱지스는 공모가(5500원) 대비 310% 올랐다. 중국식품포장(290%), 에이테크솔루션(284%) 등 9개 종목은 모두 공모가의 2배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투자자들의 관심을 크게 끌었던 종목들은 오히려 상장 후 성적이 시원치 않았다.

작년 5월 청약경쟁률 1719대1을 기록했던 어보브반도체 공모주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17.58%에 그쳤다. 작년 '대어주'로 꼽혔던 동양생명(-19.12%)·진로(-8.17%) 등은 오히려 공모가 대비 주가가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공모가가 싼 주식일수록 주가상승률이 높았다. 주가가 공모가 대비 3~4배가량 오른 이수앱지스와 에이테크솔루션은 주가가 5000원대이고, 중국식품포장 공모가는 1500원이다. 공모가가 5000원 이하였던 19개 종목 중 공모가보다 주가가 떨어진 종목은 6개에 그쳤다.


◆동종 기업 비교해 적정가 따져야

공모주 청약을 하려면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증권사들은 보통 기존 거래 실적이 높은 고객별로 차등해서 공모주 물량을 배분하기 때문에 투자하고 싶은 공모주가 있다면 미리 계좌를 개설하고 거래를 해두는 것이 유리하다.

공모주 투자수익률은 결국 공모가가 얼마나 싸게 정해졌느냐에 달려있다. 공모가는 신규 상장일 1~2개월 전에 기관투자가의 수요 예측을 통해 이뤄진다. 유장훈 우리투자증권 IPO1팀 차장은 "공모가가 싼지 여부를 판단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업종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에 당기순이익을 곱하면 시가총액이 나오는데, 이를 '공모 후 주식수'로 나누면 적정 주가 수준이 나온다"며 "공모가가 과연 적정 주가 대비 20~30%가량 할인돼 있는지를 살펴보는 게 공모주 투자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공모 후 유통 주식물량이 많은지도 살펴야 한다. 유통물량이 많을 경우 상장 이후 매도물량이 쏟아져 나와 주가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대한생명 등 대어급 공모주의 경우에는 공모주 청약 이전부터 적정 주가를 분석한 보고서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참조해 적정주가 수준을 가늠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전체적인 주식시장 상황도 따져봐야 한다. 올해는 작년 한해 주가 급등에 대한 부담과 기업실적 개선 둔화, 출구전략(금리 인상 등을 통한 시중 유동성 축소) 시행 등으로 인해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또 올해 주식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이 워낙 많기 때문에 과연 상장을 전후해 주식시장에서 물량을 받아줄 여력이 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우리투자증권 김종석 마포지점 WM(자산관리)팀장은 "삼성생명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실적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신세계와 CJ제일제당 그리고 대한생명의 지분을 보유한 한화·한화석화 등 관계 회사들이 상장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우량주식에 투자하는 것도 간접적인 공모주 투자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모주에 관심이 있지만, 시간이 없거나 소액으로 투자하고자 한다면 공모주 펀드를 통해 간접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개인보다 공모주펀 드와 같은 법인 투자자에게 공모주를 배정하는 비율이 높아 더 많은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공모주 펀드는 대부분 펀드 자산의 10% 안팎이고 나머지 투자 자산은 채권 등에 주로 투자하기 때문에 공모주 직접투자보다 위험은 크게 낮은 반면 수익률이 낮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