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플러스] 직장인 32.6% "뭐라 해도 부동산이 최고"

가장 신뢰하는 정보원은 인터넷 카페

먼저 언제 재테크를 시작했는지를 물었다. 51.9%가 취업과 동시에 재테크에 뛰어들었다고 응답해 가장 많았다. 취업 후 3년 이내가 31.0%로 그 뒤를 이었다. 82.9%가 취업 3년이 지나기 전에 재테크를 시작했다는 의미다. 흥미로운 사실은 기혼 직장인과 미혼 직장인 사이에 차이가 꽤 난다는 점이다.

취업과 동시에 재테크를 시작했다는 응답이 기혼 직장인(41.6%)에 비해 미혼 직장인(57.5%)이 훨씬 많았다. 반면 취업 3년 후라는 응답은 미혼(8.8%)보다 기혼(25.8%)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기혼 응답자의 90%가 30~40대인데 비해 미혼 응답자의 98%가 20~30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연령이 낮을수록 재테크 시기가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테크는 필수 시대’라는 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점은 바람직한 재테크 시점을 묻는 질문에서도 나타났다. 취업과 동시에 재테크를 해야 한다는 답변이 76.7%로 실제 취업과 동시에 재테크를 시작한 비율인 51.9%보다 월등히 많았다. 이는 직장인들이 재테크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드러내는 결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재테크를 잘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직장인들은 ‘경제신문 및 잡지 구독’을 첫손가락에 꼽았다(35.2%). 경제에 대한 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이해해야 재테크에 성공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주위의 ‘재테크 달인에게 문의(21.3%)’, ‘인터넷 재테크 동호회 활동(15.5%)’, ‘금융권 전문가 자문(14.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가장 신뢰하는 재테크 정보원을 묻는 질문에서는 다소 다른 결과가 나왔다. 인터넷 카페 정보가 25.4%로 신뢰도가 가장 높았다. 신문과 방송·잡지 등 언론매체를 믿는 응답자는 23.9%에 그쳤다. 

64.1%, 전업투자자 전향 꿈

직장인들은 재테크의 중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지만 예상 외로 재테크 성향은 상당히 보수적이었다. 현재 하고 있는 재테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예·적금이라고 응답한 직장인이 가장 많았다. 78.0%가 예·적금을 활용하고 있었다. 특히 여성 직장인(85.0%)이 남성 직장인(69.8%)에 비해 예·적금 가입률이 높아 여성이 남성에 비해 재테크 성향이 보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점은 펀드와 주식에 대한 응답 차이에서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남성의 28.8%가 주식투자를 하는 데 비해 여성 주식 투자자는 10.5%에 그쳤다.

가장 선호하는 재테크를 묻는 질문에서도 여성과 남성의 성향 차이가 적지 않았다. 예·적금 선호도(53.8%)가 가장 높았다는 점은 남성과 여성이 공통적이었지만 성별로는 여성이 61.4%, 남성이 44.9%로 격차가 컸다. 주식 선호도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17.2%로 펀드 선호도(22.1%)와 비슷한 반면 여성의 주식 선호도는 3.3%에 불과했다. 남녀 전체적으로는 예·적금에 이어 펀드(21.2%), 부동산(13.1%), 주식(9.7%) 순으로 선호도가 나타났다.

재테크를 진행하는 주체는 ‘본인’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67.4%가 전적으로 자신의 판단하에 재테크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기혼자와 미혼자 사이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본인이라는 응답자가 미혼자는 71.9%인 데 비해 기혼자는 59.3%에 그쳤다. 반대로 배우자나 부모에게 전적으로 일임한다는 응답은 기혼자가 21.3%로 미혼자(13.1%) 보다 월등히 많았다. 

그렇다면 결혼 후 여성 배우자에게 재테크를 일임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남성과 여성의 입장 차이가 컸다. 남성의 40.7%가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은 데 비해 부정적인 여성은 23.4%에 그쳤다. 

개미 투자자들의 봉변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직장인들은 자신의 재테크 능력이 남들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극히 평균적이라는 응답이 49.3%로 가장 많았고 평균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도 25.7%에 달했다. 직장인의 75%가 자신의 재테크 능력을 평균 이상이라고 여기고 있는 셈이다. 이 질문에 대해선 남녀 간, 기·미혼 간 차이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재테크 능력에 대한 ‘자신감’은 전업투자를 꿈꾼 적이 있냐는 항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응답자의 64.1%가 직장생활보다 전업투자를 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을 한 번 이상 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남성의 경우 70.9%가 전업투자자를 꿈꿔 58.4%인 여성보다 상당히 많았다. 특히 남성의 10.5%, 기혼자의 11.3%는 전업투자자 전향 생각을 ‘자주 한다’고 응답해 눈길을 끌었다.

재테크에 대한 자신감이 충천하지만 자신보다 성공한 투자자와 비교할 때 초라함을 느끼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응답자의 26.3%가 재테크에 성공한 직장동료나 친지나 동료에 비해 자신의 성과가 적을 때 ‘실패’를 통감하고 26.2%는 언론매체에 나온 재테크 성공 사례를 읽다가 착잡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이나 생활자금이 부족할 때(24.2%), 내 집 마련이 요원하다고 느껴질 때(15.7%), 노후 자금이 부족하다고 여겨질 때(5.75%), 역시 열패감에 젖는 것으로 집계됐다.

상당수의 직장인들은 재테크 시 노후 계획을 고려하고 있었다(84.3%). 하지만 노후를 위해 원하는 자금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최소한의 노후 자금이 얼마냐는 질문에 1억~3억원(31.8%)이란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적어도 10억원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유행처럼 회자되고 있지만 이 주장에 동의하는 직장인은 9.6%에 그쳤다. 
 
그렇다면 재테크를 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일까. 역시 심리적인 이유가 가장 컸다. 자신이 투자한 자산의 수익률이 하락할 때 불안감을 극복하는 것이 어렵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34.2%). 상품에 대한 이해 부족(24.2%), 자금 부족(16.8%), 타이밍 미숙(11.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2010 최고 펀드는 ‘국내주식형’

주위의 성공 케이스와 비교하면 위축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애로가 있지만 재테크는 계속돼야 한다. 이는 2010년 새해에도 마찬가지다. 고민은 어떤 자산에 투자하느냐다. 이에 대해 직장인들은 2010년 가장 유망한 자산으로 부동산을 꼽았다(32.6%). 부동산 규제 완화와 경기 회복,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의 효과 등이 부동산 자산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다음으로는 펀드(23.3%), 예·적금(22.5%), 주식(20.2%)의 순으로 유망 순위가 나타났다.

2010년 유망 자산 순위에서도 남녀 간의 차이가 적지 않았다. 남성의 경우 부동산(29.8%), 펀드(25.3%), 주식(24.2%)의 선호도가 크지 않았지만 여성 응답자의 경우 부동산(35.0%) 선호도가 펀드(21.6%)와 주식(16.8%)보다 크게 앞섰다. 특히 예·적금에 대한 시각이 많이 달랐다. 남성의 예·적금 선호도는 18.9%로 4위에 그친 반면 여성의 경우엔 25.4%로 2위를 차지했다. 이 역시 투자 성향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2010년 최상의 펀드로는 국내 주식형 펀드가 꼽혔다(44.1%). 그 뒤를 이어 해외 주식형(22.8%), 인덱스 펀드(13.2%), 채권형 펀드(12.0%)가 선호됐다. 

새해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새내기 직장인들에 대한 재테크 조언도 물어봤다. 먼저 추천 재테크 수단에 대해서는 예·적금이 압도적으로 많았다(69.6%). 섣불리 투자에 나서기보다 일단은 안전한 예·적금으로 자금을 마련하면서 준비를 한 후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로 풀이된다.

선배 직장인, ‘술값 줄여 재테크’ 충고 

재테크에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과도한 소비’를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42.8%). 그렇다면 어떤 유형의 소비를 조심해야 할까. 선배 직장인들의 경우 술값 등 유흥비(48.9%), 자동차나 의류 등 소비재 구매(31.2%) 순이었다. 이 부문에 대한 소비를 자제하면 종자돈을 마련하는 데 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소비는 소득의 30~50%(44.1%), 또는 30% 미만(43.3%)이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재테크 자금은 수입의 50% 이상(31.5%)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 재테크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 생활습관으로는 월급여의 일정액을 무조건 저축(54.9%)하거나 신용카드의 사용을 자제(30.4%)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견해 모두 ‘과도한 소비’를 자제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해서 신입사원들은 연간 최소한 700만~1000만원(35.1%)은 모아야 한다고 선배 직장인들은 제시했다.

조|사|개|요
이번 설문조사는 이메일과 온라인 설문조사로 진행됐다. 2009년 12월3일부터 15일까지 13일간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참여 직장인은 708명이며 남성이 327명, 여성이 381명이었다. 참여 직장인의 경력은 5년 미만이 59.5%, 5년 이상이 40.6%였고 업종별로는 비제조업이 63.1%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29.9%)과 금융업(6.9%)이 그 뒤를 이었다. 연령대는 20대가 39.8%, 30대가 51.0%, 40대 이상이 9.2%였다. 이번 조사는 본지와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직장인에게 재테크는 숙명과도 같은 일이다. 재테크를 하지 않고 노후를 대비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많은 직장인들이 재테크에 배반당하는 것이 사실이다. 개미의 몰락을 한두 번 목격한 것이 아니다. 도대체 직장인들은 어떻게 재테크를 하고 있는 것일까. 직장인 7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직장인들의 재테크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흔히 ‘재테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말을 많이 한다. 급여만 가지고는 노후는 말할 것도 없고 집 한 채 장만하기 힘든 현실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시내의 어지간한 아파트는 직장인이 월급을 모아 장만할 수 있는 수준을 뛰어넘는다. 이러니 직장인들이 재테크에 열을 올리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실제로 직장인 대다수가 많든 적든 재테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708명의 87.4%인 619명이 현재 재테크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기혼 직장인의 경우 90.9%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재테크를 하는 미혼 직장인은 85.6%였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식으로 재테크를 하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