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애들용 "No" 어른위한 동화

이 영화 제목만 보고 아이들 영화이겠거니 하면 오산이다. 이 '꼬마 니콜라'는 장 자크 상페의 그림으로 유명한 그 책 '꼬마 니콜라'이며, 책이 전 세계 1800만부나 팔린 것처럼 영화 '꼬마 니콜라(28일 개봉)' 역시 어른을 위한 동화의 성격이 더 강하다.

니콜라(막심 고다르)는 어느 날 학교 친구가 "동생이 곧 태어나는데 그러면 나는 숲에 버려질 것"이라고 하는 말을 듣는다. 어쩐지 그날부터 니콜라의 엄마 아빠도 부쩍 다정해지고 주말엔 숲으로 소풍을 가자고 한다. 불안해진 니콜라는 동생이 태어나면 납치할 계획을 짜고 악당을 고용키로 맘먹는다.

이 영화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의 눈으로 부모와 학교와 세상을 보지만, 이상하게도 어른의 마음과 눈꼬리를 움직이는 힘이 있다. 그것이 르네 고시니가 글을 쓰고 상페가 만화를 그린 책 '꼬마 니콜라'의 힘이기도 하다.

영화 속 니콜라는 타이틀롤을 맡고 이야기의 중심에 서 있지만 가장 특색 있는 캐릭터는 아니다. 오히려 니콜라의 친구들―공부벌레 겸 고자질쟁이, 먹보, 약간 멍청한 애, 부잣집 아들 등등―의 모습이 훨씬 더 재미있고 귀엽다. 그리고 이런 전형적인 꼬마 캐릭터들이 관객을 시종 미소 짓게 하고 종종 폭소를 터뜨리게 하는 것은, 아이들 세계를 매우 정확하게 읽고 연출한 감독(로랑 티라르) 덕분이다.

모두 오디션으로 뽑았다는 아역 배우들은 하나같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이들을 떠받치는 어른 조연배우들 연기 역시 무척 코믹하고 유연하다. 별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았을 때, 자주 만나는 친구와 딱히 할 일이 생각나지 않을 때 택하기에 좋은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