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페이퍼진] 3D영화 어떻게 제작되나?

2대 카메라로 2개의 이미지 촬영…

3D 리깅 시스템 임대 10억원 안팎…제작비 30％ 증가

"3D 영화를 만들려면 제작비도 많이 들고 기술적으로도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올해 윤제균 감독과 3D 영화를 준비 중인 김영호 촬영 감독의 얘기다. 지난해 '해운대'의 촬영 감독을 맡았던 김영호 감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3D 영화 테스트 촬영을 하며 대비해 왔다.

3D 영화를 만들려면 별도의 장비가 필요하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 카메라 2대를 수평으로 나란히 놓거나 수직으로 배치해 촬영을 한다는 것이다. 2대의 카메라를 설치하는 장비를 리깅(Rigging)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리깅 시스템에는 2대의 카메라가 동시에 사물을 포착하도록 하는 전자 감응장치도 들어있다. 카메라 2대를 나란히 놓고 촬영하는 기법은 인간의 눈의 원리와 비슷하다. 만약 한쪽 눈을 감고 사물을 인식하면 거리감 등에서 양쪽 눈을 뜨고 봤을 때와 차이를 느끼게 된다. 두 눈으로 사물을 봐야 뚜렷한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왼쪽 눈과 오른쪽 눈으로 각각의 사물의 이미지를 받아들인 뒤 그 2개의 이미지를 하나로 합쳐 사물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3D 영화는 2대의 카메라를 통해 2개의 이미지를 촬영한 뒤 극장에서 2대의 영사기로 2개의 이미지를 동시에 투영하거나, 영사기 한 대로 필름을 고속 회전시켜 왼쪽과 오른쪽 카메라의 이미지가 구별돼 스크린에 투영되도록 하면 된다.

이때 관객이 전용안경을 착용하면 왼쪽 눈에는 왼쪽에서 촬영된 이미지, 오른쪽 눈에는 오른쪽 카메라를 통해 촬영된 이미지가 보여지도록 함으로써 관객이 2개의 이미지를 하나로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3D 영화는 어지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는 리깅 시스템에 놓인 2대의 카메라가 정확히 정렬되지 않은 채 촬영될 경우 발생할 수 있다. 또 앞뒤 컷의 입체적 심도가 심하게 차이가 날 경우에도 어지럼증의 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김영호 감독은 "리깅 시스템을 만드는 우리 기술은 아직 미국에 따라가질 못한다. 올해 촬영할 3D영화의 리깅 시스템은 미국 제품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3D 촬영용 리깅 시스템을 임대해 쓰는데 10억원 안팎의 돈이 들어간다고 한다.

3D 영화를 만들려면 기존 2D 영화보다 인력도 더 많이 소요된다고 김 감독은 밝혔다. 촬영시 배우들이나 사물의 입체감을 가장 잘 살리기 위해서는 수시로 카메라 각도와 거리 등을 조절할 필요가 있고 이 역할을 하는 스태프를 스테레오 그래퍼라고 한다. 이같은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촬영기간도 보통 일반 영화보다 30일 이상 더 소요된다는 설명.

또 촬영이 종료된 후 입체감이 잘 표현되지 않으면 이를 보정하는 절차도 필요하다고 한다.

김영호 감독은 "보통 3D 영화의 제작비는 일반 영화에 비해 30% 가량 더 들어간다"면서 "촬영이 정밀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입체감이 크게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바타 정도의 입체감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