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로 보는 안(安)의사 공판… 눈앞인 듯 생생

안중근(1879~1910) 의사의 하얼빈 의거와 순국 100주년을 기념해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유묵전 《安重根, 독립을 넘어 평화로》전(展)이 2월 15일까지 연장된다.

조선일보와 안중근의사숭모회·예술의전당이 공동주최한 안 의사 유묵전은 당초 1월 24일 전시를 마칠 예정이었지만 전시 연장을 바라는 요구가 많아 주최측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번 유묵전은 그동안 각국에 흩어져 있던 안 의사의 친필 유묵 34점과 함께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사진, 각종 자료가 망라돼 안 의사를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일반에 공개된 안 의사 공판 삽화는 일본 기자인 고마쓰 모토코가 만주일일신문(滿洲日日新聞)에 실은 것으로 생생한 역사의 현장을 잘 보여준다. '이토공(伊藤公) 암살사건 대공판'이라는 제목의 이 삽화는 안중근 의사 등이 재판받는 모습과 재판부·검찰·변호인 등의 모습이 담겨 있다. 1910년 2월 7일 1회 공판부터 12일 4회 공판까지 관동여순지방법원 제1호 법정에서 직접 그렸으며, 안 의사는 1910년 2월 14일 6회 공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또 하얼빈 역에서 막 기차에서 내린 이토 히로부미의 사진과 의거 직후 체포돼 일본총영사관에 넘겨졌던 안 의사의 의연한 모습을 담은 사진 등도 눈길을 끈다.

유묵전이 연장되면서 최근에 확보된 중요 자료들도 추가로 전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그중 하나가 여순감옥에서 안 의사를 감시한 구리하라 교도소장이 일본 총경에게 보낸 보고서 원본이다. 구리하라는 보고서에서 "안중근은 자신의 전기를 이제 막 탈고하여 청사(淸寫) 중인 바, 완료되는 대로 우송할 예정이다. 한편 동양평화론도 기고하여 현재 서론은 끝냈으나, 본문은 서너 절(節)로 나눠 쓰되 각 절은 생각날 때마다 집필하고 있어, 완성은 죽을 때까지 도저히 어려울 것 같다"는 내용을 적고 있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이후 일본에서 제작된 포스터도 유묵전 연장 전시에서 처음 공개된다. 1909년 11월 1일 도쿄에서 '대정치가의 모습'이란 제목으로 발행된 이 포스터는 이토 히로부미를 비롯해 안 의사의 저격으로 중경상을 입은 일본 관리들과 함께 안 의사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일본은 포스터에서 안 의사의 이름을 '운지안(運知安)'이라고 적는 등 초기에는 안 의사의 신상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입장료 일반 7000원, 학생 5000원. (02)580-16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