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전은 올해로 53기째를 맞는 국내 최고(最古) 타이틀전이다.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고 조남철 선생을 비롯해 단 11명에게만 입성(入城)을 허용했을 만큼 권위도 높다. 이세돌이 타이틀을 갖고 있었으나 6개월 휴직기간에 걸려 반납, 현재는 '무주공산'인 무대이기도 하다.
올해 국수를 향한 막판 경쟁이 묘하게 흘러가고 있다. 홍기표 四단 대 안형준 二단, 이창호 九단 대 주형욱 五단 간의 4강전으로 압축된 것. 이창호 외 나머지 셋은 그간 타이틀 결승무대에선 초면인 이름들이다. 이창호(1990년)와 윤준상(2007년)이 작성했던 최저단 국수 등극기록(四단)이 깨지거나 타이기록이 나올 수도 있다. 프로 10년차 주형욱(26)과 6년차 홍기표(21), 2008년 입단한 새내기 안형준(21) 모두 동상이몽이다. '묵은 된장' 이창호와 '저단진 3인방'의 공방 속에 가장 보수적 무대였던 국수전이 올해는 '이변의 현장'이 될까. 내달 9일 준결승에 돌입할 올 국수전의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