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진구 "룸살롱 왜가요?...어머니께 주급 5만원 받아요"

포장마차 즐겨 찾아…타고난 '짠돌이'

청룡상 남우조연상 등 지난해 복터져 남양주에 아파트 장만…이젠 결혼 생각

"주급 5만원 받고 살아요!"

지난해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품에 안은 진구. '마더' 등에서 보여준 신들린 듯한 연기 투혼은 어디까지나 스크린 속 이야기다.

큰 눈에 웃음이 넘친다. 애교만점. 소탈하기 짝이없다. 지금도 어머니께 수입을 고스란히 바친다. 용돈도 주급으로 받는다.

"한꺼번에 큰 돈 만지면 낭비하게 된대요. 하하." 진구의 아버지는 '투캅스 3'를 찍은 진영호 촬영 감독이다. 영화인의 아내로 '살림 내공'을 쌓아온 어머니는 알뜰살뜰한 생활이 몸에 뱄다. 스타 아들이라고 전혀 봐주는 법이 없다. 가끔 품위 유지를 위해 '삥땅'을 좀 치긴 한다. 그래도 크게 돈 쓸데가 없다. 룸살롱은 NO. 친구들과 경기도 남양주 노래방이나 서울 면목동 포장마차를 즐겨 찾는다. 안주로 탕 하나 시키면 공짜 소주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최다 지출은 게임 장비나 홈시어터 구입 등이다. 여기서도 짠돌이 기질을 발휘해 홈시어터는 전시품을 샀다. 프로젝터는 중고로 60만원을 주고 샀다.

어머니의 꼼꼼 재테크 덕분에 진구는 일찍이 내 집을 장만했다. 3년 여 전에 경기도 남양주시의 33평 아파트를 1억5000만원에 샀다. 그 뒤 전철역이 들어서면서 대폭 올랐다.

"지난해 좋은 일이 참 많았잖아요. 청룡영화상을 받았을때는 세상을 품에 안은 것처럼 기쁘더라고요."

데뷔 7년만에 처음 트로피를 품에 안기까진 눈물도 많이 흘렸다. 무명시절 오디션에 떨어지기 수차례. 출연을 약속받고 삭발까지 했는데, 다른 배우에게 배역을 뺏긴 적도 있다. 그때마다 현 소속사인 BH엔터테인먼트의 손석우 대표와 이를 악물었다.

"청룡 영화상 시상식이 끝난 뒤 뒷풀이 자리에서 (손)석우 형이 뒤늦게 옛날 일을 털어놓으시더라고요. 사무실 배우들의 단체 프로필을 듣고 방송국에 들어갔을 때 당한 수모를요. 당시 최고 인기 높았던 PD께서 제 얼굴에 동그라미를 치면서, '이 놈은 절대 못뜬다. 괜히 돈만 낭비하지 말라'고 하셨다는군요." 그러나 이 모든 설움은 이제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옛일이다. 경력 10년의 스타 PD가 '반드시 망한다'고 했던 진구는 이제 남성복 '스파소'의 모델로 활약할 만큼 스타일도 인정받았다. 28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식객2:김치의 전쟁'에서 당당히 주연을 맡았으며, 오는 봄엔 또 다른 액션영화에서 개성강한 매력을 과시한다.

요즘 최대 고민(?)은 체중 조절. '식객2'를 찍으면서 상주(떡갈비) 영덕(대게) 광주(홍어무침)를 돌았다. "지나치게 샤프해보이는 주인공은 싫다"는 감독 주문에 맞춰 허리띠 풀고 먹다보니 10㎏ 넘게 늘어났다. 진구의 원칙 중 하나가 영화를 찍을 때마다 막내 스태프들을 모아 한 턱을 내는 것이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대게를 쐈다.

이 덕분인지 촬영장에서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진구. 요즘엔 슬슬 결혼 생각도 해본다. 내 집도 장만했고, 아이들이 부쩍 예뻐보인다.

"품절남 될 준비는 다 끝났는데요. 어디 저를 꼭 찍어줄 여성 안계신가요?"

<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