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바이오 리듬

〈총보〉(1~193)=지면(紙面) 관계로 미루었던 참고도 하나를 마지막으로 올린다. 145로 먹여쳤을 때 왜 따내지 않고 146으로 막았느냐에 대한 설명이다. 만약 따낼 경우엔 우변 백이 촉촉수 형태를 피할 수 없어 흑 10에 이르면 우변 흑을 잡는 수가 사라져 버린다.

적의 초병들이 새카맣게 깔린 적진에 겁없이 침투한 46으로 인해 백은 초반부터 고생을 자초했다. 그 후 백군은 천신만고 끝에 좌중앙서 한 수 늦은 패(覇)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 다시 균형을 맞출 절호의 찬스를 잡은 것. 그러나 그 순간 또다시 결정적 판단착오가 터졌고, 그 뒤엔 영영 기회가 없었다. 최철한으로선 바이오리듬에 문제가 있었던 날이 아니었을까. 그는 이날 수읽기, 침착성, 형세 판단 등 모든 면에서 평소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반대로 패 바꿔치기가 끝난 뒤 쿵제가 유리한 바둑을 승리로 이끌어간 능력은 볼만했다. 우변과 하변에서 신축 자재로 페이스를 조절하며 뛰어난 안정감을 과시하며 완승했다. 2009년 세계 2관왕 등극이란 역시 거저 얻어진 게 아닌 모양이다. 중국 대륙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쿵제의 돌진이 이번 LG배에서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99 105…13, 102 108…78, 110…18, 152…142, 193수 끝 흑 불계승, 소비시간 백 2시간 59분, 흑 2시간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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