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절세전략] 투자수익 연도별로 분산을…

작년 7월부터 시작된 해외주식형펀드 자금 유출이 해가 바뀌어도 멈추지 않고 있다. 올 들어서만 6600억원가량 자금이 빠져나가 42일 연속 순유출세(유출이 유입보다 많은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해외주식형펀드의 주식매매 차익에 대한 비과세 적용이 올해부터 없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소득이 4000만원이 넘는 고액 자산가들의 경우 최고 35%의 종합소득세율에 걸릴 수 있어 해외주식형펀드 환매(자금인출)를 주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마다 해외주식형펀드 투자자들을 붙잡기 위한 다양한 절세 노하우와 틈새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①절세 효과 누리는 해외펀드 틈새 투자법

해외주식형펀드라도 어떤 유형의 해외펀드에 투자했느냐에 따라 세금 부담이 크게 차이가 난다. 해외주식형펀드에는 15.4% 배당소득세(주민세 포함)가 부과되고, 해외 주식시장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에는 22%의 양도소득세가 붙는다. 일반 투자자라면 당연히 해외주식형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세금 부담이 적다. 그러나 금융소득이 4000만원이 넘는 고액 투자자라면 상황이 다르다. 예컨대, 연봉이 1억원인 A씨와 B씨가 각각 홍콩H지수를 따르는 해외주식형펀드와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는 해외 ETF에 투자해 각각 1억원의 투자수익을 올렸다고 가정해보자. A씨는 금융소득과 근로소득 등을 합한 2억원에 대해 최고 35%의 종합소득세율이 적용돼 총 5137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반면, B씨는 해외 ETF에서 발생한 1억원의 투자수익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2145만원)가 부과되고, 연봉 1억원에 대해 종합소득세(2213만원)가 각각 부과되기 때문에 총 4358만원만 세금을 내면 된다. A씨와 세금 차이가 779만원이나 나는 셈이다.

한국투자증권 안주영 차장은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넘는 거액 자산가라면, 종합소득세율이 적용되는 해외주식형펀드보다 양도소득세율이 적용되는 해외 ETF가 세금면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증권이 홍콩·중국·브라질 증시에 상장돼 있는 ETF에 투자할 수 있는 '삼성외화증권 특정금전신탁'을 내놓은 것도 이러한 절세 효과를 노린 것이다. 삼성투신운용의 '차이나파워팩펀드'와 같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해외 ETF에 투자할 경우에는 현재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7월부터 매매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한다.

변액보험을 통해 해외주식형펀드에 투자하는 방법도 거액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다. 조완제 삼성증권 차장은 "변액보험을 통해 해외주식형펀드에 10년 이상 투자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다만, 초기 펀드가입 수수료가 비싸고, 가입할 수 있는 해외펀드의 종류가 많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②"투자수익을 분산해라"

또 다른 방법으로는 펀드 결산 전에 일부 수익금을 환매, 투자 수입 시기를 연도별로 분산함으로써 종합소득 과세를 피하는 전략이 있다. 펀드 투자자의 경우 세금이 확정되는 시점은 펀드에서 자금을 인출할 때, 그리고 매년 실시하는 펀드 결산 후 수익금이 펀드에 재투자될 때이다. 예컨대, 2010년 3월 해외주식형펀드에 3억원을 투자해 결산시점인 내년 2월까지 20% 수익이 나 6000만원의 금융소득이 한꺼번에 실현될 경우 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2010년 말 3000만원가량 일부 수익을 실현하고, 이를 다시 재투자함으로써 펀드 수익을 2010~2011년에 걸쳐 골고루 분산시키면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③"자녀나 배우자에게 증여해라"

해외펀드에 투자하고 싶지만, 종합소득과세가 걱정된다면 자녀나 배우자에게 증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배우자에게 증여할 경우 6억원까지, 자녀는 3000만원(미성년자는 1500만원)까지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김철인 동부자산운용 부사장은 "별다른 소득이 없는 배우자나 자녀가 해외펀드에 가입하면 근로소득이 있는 본인이 투자하는 것보다 세금을 훨씬 더 적게 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