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아름다운 미소

서울 혜화동 주교관 대문을 열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모습, 수도원을 방문해 바이올린을 들고 켜는 시늉을 하며 천진하게 웃고 있는 모습, 귓가에 꽃을 꽂고 파안대소하는 모습….

지난해 우리 곁을 떠난 김수환 추기경의 생전 모습들이다. 김 추기경 선종(善終) 1주기(2월 16일)를 맞아 그의 생전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는 사진전이 2월 3일부터 12일까지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1층 평화화랑에서 열린다.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주최하고 평화방송·평화신문과 한국교회사연구소가 주관하는 이 전시는 121점의 사진을 5부로 나눠 김 추기경의 87년 삶을 입체적으로 압축해 보여준다.

 

1부 〈꿈, 그리고 부르심〉은 소(小)신학교 입학 시절부터 1969년 한국 최초의 추기경이 되기까지를 18점의 사진으로 보여준다. 사회활동 모습을 담은 2부 〈세상 속 교회〉는 박정희 대통령부터 이명박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과의 만남 등을 볼 수 있다. 3부 〈가난한 이들과 살고 싶었는데…〉는 소록도 한센병 환자들과 함께한 모습, 성매매 피해 여성 쉼터에서 한 여성에게 담뱃불을 붙여주는 모습 등이 전시된다. 4부 〈이 땅에 평화를〉은 순교자 103위 시성식(1984년), 세계성체대회(1989년) 등 한국 가톨릭의 성장을 이끈 김 추기경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지막 5부 〈영원히 당신과 함께〉는 '혜화동 할아버지'로 불리던 김 추기경의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선종 직전 병실에서 비서 수녀와 웃으며 이야기하는 모습 등이다.

이번에 전시되는 사진들은 평화방송·평화신문 취재진이 그동안 촬영한 모습과 김 추기경의 개인 앨범에서 찾아낸 것들이다. 이들 사진은 2월 16일부터 28일까지 명동성당 입구 야외에서도 전시된다. (02)2270-2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