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攻擊 개시

〈제2보〉(17~47)=숱한 호걸들의 쟁투 속에 단 하나뿐인 최정상의 주인은 끊임없이 용틀임한다. 지난해 초만 해도 이세돌과 구리(古力)가 각각 세계 3관왕으로 천하를 양분하더니 이세돌이 스스로 무너져내렸고, 패권을 잡은 듯했던 구리는 후반기부터 난조에 빠져들며 비씨카드배 1개 성(城)에 몸을 의지하는 신세가 됐다. 그 틈새로 순식간에 2개 성(城)을 손에 넣은 쿵제(孔杰)가 성큼성큼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놓고 있다. 올해 바둑 무림(武林)에선 또 얼마나 무시무시한 피바람이 몰아칠까.

17, 19의 약점 추궁은 당연. 이렇게 되면 23까지는 외길이다. 24는 원래 교과서엔 참고도 1로 아래쪽에 이으라고 돼 있는데, 지금은 흑 ?Y의 기착점들 때문에 8 이후의 전투는 백이 괴롭다. 그래서 24였으나 25를 허용해선 누가 봐도 백이 실리 면에서 초반 실점한 모습. 그쪽에서 더 어슬렁거릴 여유가 없어진 백이 화급히 26으로 양걸침해간다.

32는 우하 백 대마를 의식한 점. 36은 큰 곳이지만 먼저 '가', 흑 '나'를 교환하고 갔어야 했다. 37로 한 칸 뛰고 보니 우하귀 백이 당장 고립돼 버렸다. 그래도 백은 40까지 우상귀부터 안정하고 본다. 자체로 10집 이상이다. 47의 공격나팔 속에 초반은 흑이 기분 좋은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