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中 긴축에 원자재 값 하락… 펀드 수익률도 덩달아 빠져

지난해 3월 이후 줄기차게 오르던 국제 원자재 가격이 최근 일주일 사이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중국 정부의 긴축 움직임에 따라 원자재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원유·금·은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원자재 가격의 전반적 약세에 따라 원자재나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도 덩달아 크게 떨어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3월 인도분과 금 최근월 선물 가격은 나란히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원유 선물 가격은 이날 1.4% 내린 1배럴당 73.67달러에, 금 선물 가격은 1.26% 떨어진 1084.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원유와 금 선물 가격은 중국 정부가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20일 이후 나란히 5% 넘게 빠졌다. 구리 선물과 알루미늄 선물은 이날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각각 1.97%와 3.84% 내렸고,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옥수수와 대두 등 농산물 선물 가격도 비교적 큰 폭으로 내렸다.

이처럼 주요 원자재 가격이 최근 약세를 보이는 것은 중국의 긴축 정책이 큰 영향을 미쳤다. 고속 성장에 따라 주요 원자재를 무차별적으로 사들여 '원자재 블랙홀'이라는 소리를 듣던 중국이 긴축에 들어가면 원자재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여기에 유럽 국가들의 신용 위기와 미국 정부의 금융 규제 정책으로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원자재 약세의 원인이다.

김휘곤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원자재 가격이 줄곧 가파르게 오른 상황에서 최근 중국의 긴축 정책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원자재 가격이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원자재나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도 덩달아 하락하고 있다.

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인 '블랙록 월드골드', '블랙록 월드광업주 펀드'는 최근 일주일 사이에 수익률이 9%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원자재 관련 기업 위주로 운용되는 'JP모건 천연자원펀드'도 같은 기간 수익률이 5.5%포인트 낮아졌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자재 펀드는 원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면서 "원자재 가격이 2월쯤까지 하락한 뒤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크므로 안정성이 높은 금 펀드를 중심으로 계속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