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하모니', 아픔에 귀기울이면 아름다운 노래가 들린다

[스포츠조선 T―뉴스 이진호 기자] 영화 '쇼생크 탈출'(1995년)은 죄수들의 이야기를 다뤘지만 아름다운 장면을 숱하게 남긴 명작이다. 팀 로빈슨의 혼을 담은 연기와 탈옥 신, 조용한 반전 등이 15년이 지난 지금에도 큰 울림을 전해준다. 이제는 할리우드를 주름잡는 김윤진이 모처럼만에 출연한 '하모니'는 여러 가지 면에서 '쇼생크 탈출'과 많이 닮아 있다.

교도소 배경으로 한 제소자들의 이야기에 음악이라는 코드를 절묘하게 입힌 점이 그렇다.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것은 '쇼생크 탈출'의 팀 로빈슨과 모건 프리먼의 관계가, '하모니'에서는 김윤진과 나문희로 이어지는 듯하는 싱크로율이었다.

나문희는 '하모니'에서 튀지도 도드라지지도 않지만 그만의 무게감으로 극 전반에 중심을 잡아줬다. 그는 엄마 같은 편안함으로 관객들의 닫힌 마음의 문을 소리없이 두드린다. 눈가의 주름과 얕은 숨소리마저도 훌륭한 연기가 됐다. 모건프리먼이 그랬던 것처럼 나문희는 '하모니'에 영혼을 불어넣어 줬다. 행여 억지 춘향에 가까운 신파 눈물이 우려된다 하더라도, 나문희의 연기는 충분히 감동적이다.

여기에 김윤진, 강예원, 박준면, 정수영 등 연기파 배우들이 가세해 가슴 속에 하나쯤 품고 있는 진한 아픔을 음악이라는 조미료와 함께 진국으로 풀어냈다. 또 아기 닉쿤'으로 불리는 깜찍한 아역 배우의 활약으로 웃음 코드까지 선사한다. 추운 겨울, 모처럼 가슴이 따듯해지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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