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은행 특판예금 가입 서두르세요

새해 들어 보수적인 투자자들은 은행 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시중은행들이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 들고 고금리 특판예금을 속속 내놓았기 때문이다. 연말에 받은 상여금 등 여윳돈을 특판예금에 맡기려는 고객들도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지난달 은행권 특판예금에는 20조원 가까운 뭉칫돈이 몰렸다. 2일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외환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월 말 현재 약 316조7742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9조9219억원(6.7%) 급증했다. 작년 월평균 증가액(2조6517억원)의 7.5배에 달하는 수치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정자산 선호 현상도 두드러진 것이 특판예금의 인기 비결이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대다수 특판예금은 조기 마감된 상태이지만, 아직까지 남아 있는 상품이 있으니 가입 타이밍을 저울질하고 있었다면 서두르는 것이 좋다. 예상보다 많은 자금이 몰리는 바람에 은행들이 특판예금 판매 초기에 약속했던 금리를 도중에 인하하는 등 조건이 불리해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외환은행이 지난달 25일 창립 43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KEB나눔예금'은 2일 기준 1년 만기 정기예금에 연 4.82%를 준다. 1조원 한도로 판매하는데, 지난 1일까지 3670억원 넘게 팔렸다. 하루 평균 800억원 가까이 판매되고 있는 셈이다. 최저 가입액은 300만원.

기업은행은 이달 말까지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로 최고 연 5.07%를 지급하는 '패키지예금'을 판매한다.

3000만원 이상만 가입 가능하고, 최고금리를 받으려면 가입 후 한 달 안에 급여이체를 하거나 인터넷뱅킹 가입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리은행이 4월 말까지 판매하는 '111정기예금'은 만기를 18개월로 늘려서 가입하면 연 5% 이자를 챙길 수 있다.

시중은행들의 고금리 특판 예금 판매 경쟁 불똥은 저축은행으로도 옮겨 붙고 있다. 시중은행과의 예금금리 차가 좁혀지면서 저축은행 영업에도 비상이 걸린 것. 일부 저축은행들은 이번 주부터 금리를 속속 올리고 있다. 스카이저축은행은 지난 1일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올려 1년 만기에 연 5.4%를 지급한다. 올해 출시된 특판 예금들은 1년 이상 가입 시에만 고금리 혜택을 준다. 심지어 18개월 만기인 특판 상품도 있다. 가입기간 중에 급전이 필요해서 중도에 해약하게 되면 이자 손해를 크게 볼 수 있다. 여윳돈 전액을 맡기기보다는 현금자산 중에 10~20%는 유동성으로 확보해 두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