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 3연승, 역전우승까지 한 판 남았다

세계여자 바둑에 ‘기적 드라마’가 무르익어 가고 있다.

한국의 박지은(27) 9단은 3일 중국 광저우(廣州)서 벌어진 제8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 최강전 13국에서 중국의 예꾸이(葉桂·36) 5단을 317수 만에 흑 3집 반 차로 눌렀다. 중국 쑹룽후이(宋容慧), 일본 스즈키(鈴木步)를 꺾은데 이은 파죽의 3연승이다. 대 예꾸이 통산전적도 4승 1패로 벌렸다.

이로써 한국은 박지은이 4일 거행될 대회 최종국서 중국 리허(李赫·18) 2단마저 물리칠 경우 극적인 역전 우승을 거두게 된다. 정관장배는 한 중 일 3개국 여자대표 5명씩 출전해 마지막 승자를 남기는 팀이 우승하는 연승제 방식의 대회. 한국은 중국 신예들의 대회 초반 맹활약에 눌리면서 중국 3명, 한 일 양국이 각 1명씩 남은 가운데 마지막 주자 박지은을 중국 원정길에 내보냈었다.

박지은이 리허마저 누르고 4연승으로 한국 우승을 이끌 경우, 2007년 제5회 대회 때 이민진의 막판 5연승드라마에 버금가는 역전극을 또 한 번 재현하게 된다. 박지은은 리허와의 과거 통산전적에서도 2승 1패로 앞서있어 역전 우승 전망은 매우 밝다.

정관장배 역대 대회 성적은 이 대회가 개인전에서 단체연승전으로 바뀐 3회 때 이후 한국이 2차례, 중국은 3회에 걸쳐 우승했었다. 단체 우승상금은 7500만 원. 한-중 양국의 패권 향방이 걸린 최종국은 4일 오후 3시(한국시간)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