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추사유배지 새 전시관, 세한도(김정희가 그린 문인화) 건물 본떠 만들어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1786~ 1856)가 귀양살이하며 그린 대표적인 문인화인 '세한도(歲寒圖·국보 제180호)' 속의 건물이 제주 추사유배지의 유물전시관으로 다시 탄생한다.

제주도는 서귀포시 대정읍 안성리에 있는 국가지정 사적 제487호인 추사유배지(면적 6742㎡)의 기존 전시관을 철거하는 대신 새 전시관을 건립했다고 4일 밝혔다.

새로 지은 추사유물전시관은 지하 2층, 지상 1층, 전체면적 1193㎡ 규모로,주변 풍광과 어울리게 소나무 조경을 꾸미는 내용의 정비사업을 마무리한 뒤 4월 말쯤 문을 연다. 추사가 제주에서 유배생활을 할 때 그린 세한도에 있는 건물의 모습을 본떠 나무로 지어졌다.

지하 1층은 전시실로, 추사의 작품세계와 그의 선조가 남긴 작품, 제주에 유배 오기 전과 유배 시절, 유배 이후의 삶과 작품, 제자와 지인들의 작품이 전시돼 추사의 출생에서 서거까지의 일대기를 보여준다.

전시실은 시(詩)·서(書)·화(畵)에 뛰어났던 추사의 작품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터치 영상물로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될 작품은 추사가 쓴 편지와 시 등 유묵 17점을 수록한 '辛亥年冊曆(신해년책력)'(보물 제547-2호)을 비롯해 글씨를 쓰는 법을 밝힌 '阮堂筆帖(완당필첩)', 제주에서 귀양살이할 때인 1846년 충남 예산 화암사에 예서체로 써서 보낸 '无量壽閣'(무량수각), 추사 고택 뒷산인 오석산 바위에 새긴 '小蓬萊(소봉래)' 탁본 등이다. 또 추사가 제주에서 생활하며 가족이나 친지 등에게 보낸 편지와 추사의 조부가 쓴 김한신(金漢藎)의 일대기인 '先俯君家壯(선부군가장)' 등 모두 80여점(보물 26점)이 전시된다. 이들 작품은 현재 국립제주박물관 수장고에 임시 보관돼 있다.

지상 1층은 추사 김정희를 추모하는 공간으로, 전문가가 제작한 추사의 조형물과 영정이 배치된다.

제주도는 유물전시관 주변에 세한도에 보이는 소나무 3그루를 심어 유배 당시의 풍광을 재현했다. 유배지 둘레에 제주의 돌로 1.2m의 울타리를 쌓아 운치를 살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