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설 연휴 집단 휴가?

개봉작 단 한편도 없어… 대작 외화들 줄줄이 공세

　한국영화의 텃밭인 설 연휴를 외화에 빼앗겼다.

그동안 극장가의 설 연휴 대목은 한국영화가 강세였다. 특히 연인과 가족이 즐겨 찾는 한국형 코미디 영화와 멜로영화는 빠지지 않고 설에 맞춰 개봉을 해왔다. 그런데 올해는 좀 다른 양상이다.

13일부터 시작되는 설 연휴에 맞춰 11일 개봉하는 영화 중엔 한국영화가 한 편도 없다. 오히려 대작 외화들의 대대적인 공략이 설연휴를 점령했다.

중국의 대작영화 '공자-춘추전국시대'는 인기스타 주윤발을 내세워 관객 잡기에 나섰다. 또한 국민들과 정서적으로 가까운 유교의 시조인 공자 이야기라 남성관객 뿐만 아니라 40~50대 중장년층 관객까지 끌어들일 준비를 마쳤다. 영화는 고리타분한 글자의 공자가 아닌 춘추전국시대의 전쟁을 관통한 공자를 그려 화려한 볼거리까지 가득하다.

미국은 서양의 고전 '그리스 로마 신화'로 젊은 세대들을 공략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퍼시 잭슨과 번개 도둑'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인 퍼시 잭슨이 현대에서 제우스의 번개를 훔쳐간 도둑을 잡기 위해 떠나는 모험을 그린 판타지 영화다.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은 물론 신화 속의 신들을 현대적으로 재현한 신선함과 고전과 현대가 뒤섞인 영웅 모험담이 관객의 눈과 귀를 자극한다.

영국과 미국의 블록버스터 '울프맨'은 SF공포의 고전인 늑대인간을 내세워 설연휴를 공략한다. 늑대인간을 클래식하게 표현한 '울프맨'은 신사의 나라인 영국적 분위기에 짐승남을 내세워 여심을 파고든다. 스릴러와 공포를 엮어 단순한 액션 블록버스터를 넘어 스릴러와 공포를 적절히 배합했다.

한편, 설 안방을 내준 한국영화는 지난주부터 관객을 쌍끌이한 '의형제'(감독 장훈)와 '하모니'(감독 강대규)로 설 연휴 수성에 나설 계획이다. 송강호 강동원 김윤진 등의 톱스타와 한국적 정서가 물씬 담겨있는 두 영화로 현재의 흥행을 그대로 끌고 가겠다는 방어전략을 구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