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박쥐' 이번엔 '의형제'...송강호 흥행불패 행진

개봉 5일만에 100만 돌파… '아바타'돌풍 눌러

　'흥행 귀신'이 붙었나보다. 송강호의 흥행 불패 신화에 충무로가 깜짝 놀라고 있다.

지난 4일 개봉된 송강호 주연의 영화 '의형제'가 개봉 5일만에 100만명을 훌쩍 넘겼다. 이 추세대로 달린다면, '의형제'는 설 연휴를 넘기면서 200만명을 가볍게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성적은 기대치를 웃도는 것이다. '의형제'는 송강호표 유머로 시사회 직후 호평을 받았으나 흥행 고전이 예상됐다. '아바타'의 3D 돌풍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객들은 이번에도 그의 손을 번쩍 들어줬다. 사실 송강호가 만들어낸 흥행 불패의 역사 속엔 이런 이변의 스토리가 숨어있다. 송강호는 '괴물'로 2006년 1000만 신화를 쏜데 이어 2007년 '우아한 세계'로 200만을 가볍게 넘겼다. 같은 해 '밀양'이나 2008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수상작인 '박쥐'까지 연이어 흥행 역사를 만들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품이 기획 단계에선 흥행 기대치가 그리 높지 않았다. 지나치게 새로운 시도를 했다거나 작품성이 강한 작품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박쥐'의 경우, 정체불명의 피를 수혈 받고 뱀파이어가 된 신부를 전면에 내세운 예술성 강한 영화다. 더욱이 비슷한 시기에 '7급 공무원'등 상업적인 영화들이 잇달아 개봉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칸 훈풍을 등에 업고 200만명을 가볍게 넘겼다.

앞서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새 장을 연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나 '괴물' 모두 기획 단계에선 '지나친 모험'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으나, 송강호는 특유의 혼이 담긴 열연으로 관객들을 극장가로 이끌어냈다.

"영광뿐인 배우 인생 10년에 감사할 뿐"이라고 밝힌 송강호. 이번 흥행 돌풍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설 연휴기간인 15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시내 주요 극장을 돌면서 관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