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空中戰

〈제2보〉(27~51)=천적(天敵) 관계는 서로 비슷한 스타일일 때 형성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자신과 닮은 상대를 만나면 아무래도 장기(長技) 발휘하기가 더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가장 재미없는 복싱경기가 왼손잡이 복서끼리의 대결인 이치다. 상대적으로 더 어색하게 느끼는 쪽의 승률이 더 나쁘게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쿵제에게 5연패 중인 박영훈의 입장에서 본 것이고, 쿵제는 어쩌면 같은 유형과의 대국을 더 즐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15분을 투입한 ?V가 무색하게도 쿵제는 노 타임으로 27에 젖혔다. 28로는 참고도 1에 끼워 끊어 응징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무리. 9가 불가피해 12까지 전체적으로 백 쪽이 더 피곤해진다. 32에 손을 돌려선 백도 한숨 돌린 결말이다. 우변의 절충은 앞으로 하나의 정형(定型)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33은 좋은 자리였고 백도 38의 요충을 차지해 물 흐르듯 순탄한 그림이 펼쳐지고 있다. 39에 대해 구리(古力)는 "한 칸 위 41의 곳에 두고 싶다"고 했다. 그래 놓고 46과 '가'의 곳 한 칸 뜀을 맞본다는 것. 40에 붙여 46까지 일단 백이 기분 좋은 흐름. 그러나 46으로 백 49를 선수하지 않은 탓에 51까지의 역습을 초래한 것은 아쉬웠다. 때 이른 공중전이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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