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창간90주년] [모네에서 피카소까지展] 눈에 띄는 美 여성작가

'모네에서 피카소까지' 특별전에 나온 미국 작가 중 눈에 띄는 여성 작가는 메리 카사트(Mary Cassatt· 1844~1926)와 조지아 오키프(Georgia O'Keeffe·1887~1986)이다.

두 사람 모두 여성 화가가 활동하기 쉽지 않은 여건에서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했다. 펜실베이니아 출신이었던 카사트는 펜실베이니아 미술 아카데미에서 공부한 뒤 파리로 건너가 인상주의 작가들과 친분을 나눴다. 인상주의 전시가 열렸던 파리 전시에 미국 작가로 유일하게 참가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 나온 카사트의 '관람석의 진주목걸이 여인'(1879)은 제4회 인상주의전(展)에 출품했던 작품으로, 카사트의 대표작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카사트의 '가족 독서'(1898)는 가족 관람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 중 하나다. 어린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여성의 표정이 부드러우면서 목가적인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카사트는 미국에 유럽 인상주의 거장들의 작품이 남을 수 있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 재력가였던 오빠에게 인상주의 작가들을 소개해 이들의 작품을 사들이게 한 것이다.

오키프는 미국의 전설적인 사진작가이자 미국에 아방가르드 미술을 적극적으로 소개한 앨프레드 스티글리츠와 부부이다. 뉴욕에서 화랑을 운영하던 스티글리츠가 미술 교사를 지망하던 오키프의 작품을 전시한 것이 계기가 돼 결혼했다. 오키프가 확대해서 그린 뼈나 꽃·조개의 이미지는 추상화의 느낌을 주는 작품으로, 오키프의 스타일은 유럽 작가들에게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작품 '붉은 산과 뼈'(1941)는 소의 흰 뼈와 산의 붉은 흙을 대비시키고 있는데, 죽음을 암시하는 뼈와 새 생명을 나타내는 꽃이 어우러져 생(生)의 순환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