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이번엔 국제대회 '준우승 징크스' 깨나

이창호(35) 九단의 통산 세계 우승 횟수는 21회, 비공식 2회를 합하면 무려 23회나 된다. 2위 이세돌(12회)과 3위 조훈현(11회)을 합한 숫자다. 한창 시절 그는 세계최고의 '우승 제조기'였고 세계대회는 '이창호를 위한 행사'에 다름 아니었다.

이런 이창호가 최근 5년 동안 국제무대에서 심각한 '준우승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별표 참조). 모두 9회에 걸쳐 진출한 결승전 전적이 1승 8패다. 그나마 1승도 이미 폐지된 마이너급 대회(제3회 중환배)다. 메이저만 따지면 8전 전패를 기록 중이다.

이창호의 마지막 메이저 국제 정복은 2005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저우허양(周鶴洋)을 꺾고 춘란배를 제패했을 당시 그의 나이는 30세. 그 이후 이창호는 번번이 최후의 고비를 못 넘기고 무너졌다. 세계 결승무대 진출빈도를 볼 때 실력은 건재했던 셈이어서 준우승 행진을 나이 탓으로 돌릴 수도 없다.

이창호에게 8연속 준우승을 안겨줬던 상대는 모두 7명. 창하오(常昊)에게 두 차례 수모를 겪는 등 중국 기사 4명에게 5패를 기록했다. 한국 후배들도 3명이나 이창호의 우승을 저지했다. 이창호에게 이번 LG배 결승은 단순히 우승컵을 추가하기 위한 무대가 아니다. '기록의 사나이'의 이번 사냥 목표는 '은메달 징크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