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할리우드 대작 '아바타', 25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영화 '의형제' 앞에 3억5000만원 밖에 들이지 않은 저예산 한국 영화 한편이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평단의 극찬을 받은 한강의 소설 '몽고반점'을 영화화한 '채식주의자'(감독 임우성, 제작 블루트리픽쳐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영화는 돌연 채식을 선언하고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영혜(채민서)와 예술과 욕망, 현실의 언저리에서 방황하는 민호(김현성)를 통해 순수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광기와 집착과 혼란을 담았다.
'채식주의자'는 형부와 처제의 정사라는 충격적인 관계 설정으로 화제를 모으면서 관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T-뉴스가 파격적인 전라연기와 몸무게 8㎏의 살인적인 감량을 거침없이 실행한 '채식주의자'의 헤로인 채민서를 만나봤다.
채민서는 '채식주의자'에서 온 몸에 바디페인팅을 한 채로 열연했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영화촬영인 만큼 온몸에 물감을 칠하는 바디페인팅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았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총 7~8 차례에 걸쳐 바디페인팅을 했어요. 한번 칠을 할 때마다 8시간이 걸렸으니 사흘 동안 바디페인팅만 한 셈이죠(웃음). 자세에 따라 그림이 달라지기 때문에 하루종일 서 있었어요. 너무 힘들었지만 개봉할 날만을 생각하며 이를 악물었죠"
채민서는 영화를 위해 8㎏이나 감량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파격적인 노출은 차치하더라도 단기간에 8㎏이나 빼는 살인적인 감량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틀에 방울토마토 5알씩 먹으며 한 달을 버텼어요. 워낙 먹는걸 좋아하고 특히 고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힘들었어요. 촬영 막바지에는 맥주 한잔 그리고 소고기 한점만 먹을 수 있다면 다 때려치울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했다니까요(웃음)"
보수주의자는 아니지만 '채식주의자'에서 형부와 처제의 정사라는 설정은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직접 연기한 여배우로서는 더욱 혼란스러울 것 같았다.
"물론 언니의 시각에서는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영혜라는 인물의 어두웠던 유년 시절과 또 다른 시각을 본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거에요. 노출과 파격적인 장면이 신경쓰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촬영 내내 영혜라는 인물이 안쓰러웠어요."
이 때문에 채민서는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 정사나 노출에 대해 한 번도 야하다고 생각한적이 없다고 했다. 작품에 대한 애정과 몰입은 노출과 파격적인 관계 설정 그 이상을 뛰어 넘었다.
"그래서 이번 영화가 더 애착이 가요. 여배우로서 앞으로 다신 받아볼 수 없을 것 같고 혼란스러웠던 20대를 마무리하는 작품이라고 할까요?"
채민서는 촬영 전부터 자신의 노출이 관객들의 관심을 얻을거라는 사실을 예상했다고 한다. 실제로 그의 전라연기는 시사회 전부터 큰 화제를 몰고 왔다.
"여배우의 노출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아쉬운점이 있다면 어머니에게 제대로 말씀을 못 드려서 시사회때 충격을 많이 받으신 것 같더라구요. 그 점이 너무 죄송해요"라며 고개를 푹 숙였다. 그는 "그래도 어머니가 '수고했다'고 격려해줄 땐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채식주의자'라는 영화에서 영혜라는 인물은 분명 흥미로웠지만, 여자로서 그리고 배우로서 채민서의 개인적인 고민과 바람에도 관심이 쏠렸다.
"요즘 들어 안정적인 생활이 필요하다고 느껴요. 그래서 진짜 결혼하고 싶은 마음에 SBS '골드미스 다이어리'에도 출연했는데 고정 멤버로 발탁이 안돼 너무 아쉬워요."
그는 얼마전 '골미다'에 출연해 개성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안타깝게 최종 멤버로는 선택되지 못했다. 비록 예능 프로그램이기는 했지만 그가 내뱉은 아쉬움에는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여자로서 결혼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이제 막 30대로 접어든 채민서. 여배우로서 전환점이 필요한 시기다. '채식주의자'에서의 변신은 그에게 다른 변신을 알리는 새로운 시작일 뿐이다. 채민서는 여배우로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뛰는 노력파 배우지만 "아직은 더 해야 한다"며 미소를 머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