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경제 위기 이전에 한때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ELS 발행규모는 1조7124억원으로 전월 대비 6147억원 증가했다. 2008년 8월 이후 가장 많은 액수다. 발행건수도 지난 1년간 최대 수준인 638건으로 늘었다. 경제 위기 이전 ELS상품은 '위험성은 주식보다 낮고 수익률은 채권보다 높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매월 2조~3조원 규모가 발행될 정도로 투자가 몰렸다. 그러나 주가가 폭락하면서 원금을 까먹는 ELS가 속출하면서 시장의 열기도 급속히 얼어붙었다.
최근 ELS시장이 살아나는 것은 퇴직연금 자금이 많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각 증권사들이 퇴직연금사업에 뛰어들면서 고객들에게 연 7% 가량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원금보장형 ELS를 안정적 투자상품으로 권하고 있다. 앞으로 퇴직연금 시장의 성장에 따라 ELS시장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또 올해 주식시장의 전망도 밝은 편이어서 일반 투자자들도 ELS상품에 다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주가가 오르면 ELS 수익률도 높아지기 때문에 더 인기를 끌 가능성이 크다.
증권사들도 새로운 형태의 ELS를 속속 선보이며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고심 중이다. 동부증권이 출시한 '동부happy+제208회'는 한국증시가 일본증시보다 상승률이 높을 것이라는 발상으로 만들어진 상품이다. 1년 만기로 원금이 보장되고, 코스피200지수의 등락과 관계없이 코스피200지수가 니케이225지수보다 수익률이 높으면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이밖에 최근에는 코스피200지수나 항셍지수 등 해외지수를 기초상품으로 하는 지수형 ELS 발행이 크게 늘고 있다. 종목형 ELS 중에는 현대모비스, 우리금융, 현대미포조선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좋은 ELS상품을 고르는 방법에 대해 동양종금 이중호 연구원은 "변동성이 큰 상품보다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하거나 ELS를 많이 발행하는 증권회사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며 "정해진 구조를 답습하는 대신 새로운 구조를 시도하는 상품도 눈여겨볼만 하다"고 말했다.
☞ ELS(Equity Linked Securities·주가연계증권)
개별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의 등락과 연계해 수익률을 지급하는 금융상품이다. 투자금 모집 때 기초 자산이 되는 개별주식이나 주가지수를 미리 공개한다. 이 기초자산의 가치가 예컨대 3개월 내에 10% 이상 나면 10%의 수익률을 지급하는 식이다. 상품에 따라 수익률이 낮은 대신 투자원금을 보장받을 수도 있고, 수익률이 높은 대신 투자원금이 보장되지 않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