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감각 팽팽… 승부는 아직도 몰라"

"예측이 정말 어렵다. 완벽하게 50대 50이다." 제14회 LG배 결승전의 중국측 단장으로 내한한 위빈(兪斌·43) 九단은 누가 우승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내저었다. 쿵제가 최근 매우 강해졌기 때문에 아무리 이창호라 하더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는 것.

그는 "두 기사 모두 뛰어난 균형감각을 갖고 있다. 수읽기는 쿵제가, 집에 대한 감각은 이창호가 앞서 있다"고 분석했다. 첫날 쿵제의 1승과 관계없이 남은 대국에서 자신의 특색을 더 발휘하는 쪽이 승리하리란 진단이었다. 그는 새 랭킹이 발표될 4월 말까지 1위 쿵제, 2위 구리(古力) 모두 대국 수가 많지 않아 이번 결승이 쿵제의 중국 랭킹 1위 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도 했다.

위빈은 대표적인 '친 LG배' 기사. 우승과 준우승, 4강을 모두 한 번씩 해봤다. 특히 2000년에 열렸던 제4회 대회 때 유창혁을 꺾고 우승하던 날엔 첫딸을 얻어 화제가 됐었다. 그때 태어났던 초등학교 4년짜리 딸(만 10세)은 현재 인터넷 사이트 5단에 아빠에 4점으로 버티는 실력이다. "학교 공부를 병행하면서 실력이 유지되면 전문기사로 키울 작정"이라고 했다.

중국 국가대표팀 총감독이기도 한 위빈은 매일 아침 일찍 중국기원에 출근, 후배들의 연구회 리그를 관리한다. 경쟁국인 한국으로선 '적장(敵將)'에 해당하는 셈인 그는 "LG배에 정이 들었다. 선수로도 꾸준히 우승을 노릴 생각"이라며 의욕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