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예약한 '아바타' "우린 잔치 안해요"

1000만 관객을 넘어 '괴물'의 최고 관객동원 기록(1301만명)을 깨기 직전인 영화 '아바타'가 의외로 조용하다. 한국영화들이 1000만을 넘으면 관객 사은행사를 비롯해 떠들썩한 잔치를 벌이는 것과는 크게 대조적이다. 한국 영화 사상 최고 흥행매출 기록을 이미 세웠고 최다 관객동원 기록의 경신을 앞두고 영화사가 애써 웃음을 감추는 데는 속사정이 숨어 있다.

23일 현재 아바타의 관객 합계는 1291만283명. 영화배급사측은 이 숫자가 늦어도 27일엔 1300만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괴물의 1300만은 '절대 깰 수 없는 숫자'라는 세평을 낳았고, 실제 아바타가 처음 개봉했을 때 이 숫자를 넘어서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아바타는 개봉 11주 만에 한국 영화사에 그 이름 세 글자를 굵은 활자로 올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영화 배급사인 이십세기폭스코리아는 1000만 관객 돌파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아무런 사은 이벤트나 마케팅을 하지 않고 있다. 이번 주말 1300만을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보도자료도 내지 않았다. 이는 한국영화를 제치고 역대 1위에 오르는 부담감 때문이다.

폭스코리아의 오상호 대표는 "아바타가 괴물의 기록을 넘어섰다기보다 미국 영화가 한국 영화의 1위를 빼앗는다는 의미로 보는 시각도 있기 때문에 1300만을 넘어도 조용히 지나갈 계획"이라며 "잘못한 건 없지만 그렇다고 만세 부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영화'로 불리는 괴물을 누르고 1위에 오르는 것이 국내 정서상 떠들썩하게 자축할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이십세기폭스 본사에서는 한국에서 아바타가 역대 관객동원 1위에 오르는 것보다 역대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것에 더 의미를 두고 있다. 23일 현재 아바타의 박스오피스 매출은 1195억원으로, 해운대(810억원)와 괴물(667억원)을 월등히 앞서고 있다.

오 대표는 "3월 7일 아카데미상에서 아바타가 좋은 성적을 내면 본사 차원의 마케팅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블로그] 21세기를 여는 영화 <아바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