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카메라] 영화 '의형제'

지난번의 팀 구성원 그대로 오전엔 야구, 오후엔 축구를 했다. 오전 야구시합에선 강팀이 승리의 축배를 들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오후의 축구시합은 정말 A매치를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했다. 하지만 결과는 또다시 송팀의 승리. 결국 동원씨는 설욕엔 실패하고 훗날을 기약해야 했다.

이날 경기가 얼마나 치열했던지, 다음날 출발할 때 보니 경기에 참여했던 이들은 하나같이 다리를 절며 숙소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

< 김동철ㆍ'의형제' 프로듀서>

한편의 영화나 드라마가 만들어지기까지 주연배우는 물론, 100여명의 스태프들이 4계절 동안 구슬땀을 흘립니다. '비하인드 카메라'는 그 뒷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카메라 뒤에서 더욱 인간적인 톱스타들의 모습과 제작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첫 주자로 27일 400만명을 돌파한 송강호 강동원 주연 '의형제'의 김동철 프로듀서가 나섭니다. < 편집자 주>

'축구광'송강호-강동원 맞짱…'강팀'음메 기죽어!

2009년 1월, 지원 역 후보를 물색할 때였다. 당시 '전우치' 막판 촬영 중인 강동원씨와 장훈 감독이 미팅을 했다. 동원씨는 처음엔 "많이 지쳐있다. 쉬고 싶다"는 대답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고수들은 서로를 알아보는 것일까. 장 감독이 "저 믿고 한번 같이 하시죠"라고 설득하자 흔쾌히 OK를 했다고 한다.

송강호와 강동원. 두 배우는 외모는 180도 다르지만, 의외로(?) 공통점이 많다. 그 중 하나가 축구광이라는 사실이다.

두 배우와 스태프들은 크랭크인 전 축구시합을 하자고 의기투합, 축구장 섭외에 들어갔다. 촬영 시작 전이니 부상은 있어서는 안 될 일. 안전을 고려해 잔디구장을 찾다보니 전 스태프가 이동 가능한 축구장은 이미 예약이 끝나 있었다. 우리나라에 그렇게 많은 조기축구 동호회가 있는지 그때 알았다.

훗날을 기약했는데, 촬영 초반에 송강호선배가 액션 연기를 하던 중 허벅지 안쪽에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그 뒤 시간은 흘러 어느덧 9월 크랭크 업을 눈앞에 둔 어느날 또 다시 축구 이야기가 나왔다.

송강호 선배의 몸 상태도 많이 좋아졌고, 이번엔 동원씨 쪽에서 적극적으로 잔디구장을 섭외했다.

그토록 바라던 시합 날, 우리는 '송팀'과 '강팀'으로 팀을 짰다. 송팀엔 송 선배와 장 감독이 들어갔고, 강팀에는 나와 동원씨가 파이팅을 외쳤다. 스태프 전체 회식이라는 나름 거창한 상까지 걸고 시합을 했다. 심판은 무술감독께서 맡아주셨으니, 어떤 판정이 나와도 토를 달 사람이 없었다.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시합이 시작됐다. 여자 스태프들은 응원으로 경기의 흥을 돋웠다.

초반엔 동원씨의 선제골로 강팀이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송선배 팀에는 촬영부의 혈기 넘치는 에이스들이 있었다.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동원씨의 체력이 떨어진 반면, 촬영부들이 날기 시작했다

두 배우와 스태프 모두 정말 열심히 뛰었다. 그렇게 몇 골을 서로 주고받은 결과, 5대3으로 송팀이 승리를 했다. 다 같이 회식장소로 이동한 뒤 정겹게 조개를 구우면서 팀워크를 다졌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선제골까지 넣었던 동원씨가 분했던지, 복수전을 하고 싶다고 먼저 제안했다. 동원씨의 '도발'에 송팀도 흔쾌히 응수했고, 크랭크 업 이틀 후 '의형제' 팀은 다시 뭉쳤다. 천안의 한 리조트에 자리를 잡고, 거하게 축구시합 겸 쫑파티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