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불붙은 中原

〈제6보〉(95~109)=이창호(35)의 '현재 위상'은 국내외서 모두 1~2위선 안쪽이다. 여전한 최정상권이란 의미. 본인 스스로는 지금의 위치가 앞으로 얼마쯤 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을까. 지난해 11월 농심배 개막식 인터뷰 때 그는 이 질문을 받고 "짧게 15년 정도"라고 답했다. 자신감을 가감 없이 밝힌 것인지, 스스로에 대한 다짐인지는 알 수 없다. 이창호가 자신의 쇠퇴를 인정할 한계 나이를 50세로 보고 있다는 사실만 분명해졌을 뿐이다.

95는 7~8집을 호가하는 매우 큰 끝내기였지만 '정답'엔 못 미쳤다. 참고도 1이 전국(全局)의 급소에 해당하는 점으로 검토진에 의해 '최소 10집'으로 '감정(鑑定)'받았다. 이후 7까지를 예상할 때 매우 미세한 형세가 됐으리란 결론.

장고 20분 만에 날아간 96이 빛나는 반격수였다. 흑도 이제 와서 대꾸하자니 피곤해 다시 97로 챙긴다. 그러나 98로 퇴로를 차단하니 중앙 흑이 졸지에 엷어졌다. 이창호는 102로 뻗으며 "끊어와라. 싸우자"고 외친다. 109까지, 갑자기 시커먼 전운(戰雲)이 평화롭던 중원 하늘을 뒤덮기 시작했다. 쌍방이 X자로 찢긴 상황에서 백의 다음 한 수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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