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手話하시네

윙크하고, 안경 쓰고, 컴퓨터를 들여다보는 부처님. 피부색이 각각 황색·흑색·백색인 부처님…. 3월 9일까지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02-734-7555)에서 열리는 중견화가 이호신씨의 〈진리의 숲-천불만다라〉에 나오는 작품들이다. 전국 방방곡곡의 전통 마을과 소나무숲 등을 그려온 이씨는 이번 전시에 1000점의 불화를 그린 천불도(千佛圖)와 세계 유명 불상을 회화로 재현한 그림 등 1045점을 선보인다.

그림 속 부처님은 각기 손 모양이 다르다. 뭔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가령 '무엇에 웃고 무엇을 기뻐하랴. 세상은 끊임없이 불타고 있는데 그대는 암흑에 둘러싸인 채 어찌하여 등불을 찾지 않는가'라는 법구경(法句經) 구절은 채색화 10점으로 '번역'된다. 청각장애인들에게 부처님이 수화(手話)로 법을 설하고 있는 셈이다. 2003년 인도 아잔타석굴 벽화 부처님의 각기 다른 수인(手印)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은 이호신은 본각 스님의 권유로 2004년부터 천불(千佛)을 그렸다. 천불도는 전시회 후 4월 서울 서오릉 앞에서 개원하는 금륜사에 설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