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뉴스 리뷰] 팀버튼과 조니뎁의 또 하나의 명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스포츠조선 T―뉴스 이진호 기자] 조니뎁과 팀버튼의 팬이라면 영화의 앤딩 크레딧에 이들의 이름이 따로 나오는 것이 오히려 더 낯설게 느낄 것이다. 할리우드 명콤비로 소문난 이들은 '가위손'(1990)으로 객석과 평단에서 열광적인 찬사를 받은 이후 '찰리와 초콜릿공장' '스위니 토드' 그리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이하 '앨리스')까지 무려 7번이나 작품을 함께 했다.

'앨리스'는 그간 이들 콤비가 만들어왔던 완성도 높은 작품만으로도 충분히 기대감을 갖게 영화지만 괴짜로 손꼽히는 팀버튼의 3D 첫 도전작이기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간 평면 스크린에서 팀버튼이 가진 독특한 상상력을 모두 보여주기엔 한계가 있다고 평가받았기에 이번 '앨리스'를 통해 3D로 재탄생되는 그의 마법이 어느 정도일지 개봉 전부터 팬들은 한껏 기대감에 부풀어올랐다.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듯이 기자 시사회에서 표가 동이 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져 많은 이들을 당황하게 할 정도였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완전히 베일을 벗은 '앨리스'에는 조금의 아쉬움이 남았다.

팀버튼의 첫 3D 도전 작품 탓인지 전체적으로 '아바타'에서 느꼈던 풍부한 3D 영상을 느낄 수 없었다. 또한 '앨리스'는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는 확연히 다른 이야기로 그려졌지만 결과적으로 선과 악을 답습한 다른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아 팀 버튼만의 독특한 상상력을 기대했던 팬들에겐 다소 실망감을 안겨줬다.

하지만 이는 너무 많은 기대감을 가진 탓에 생긴 일종의 아쉬움의 일부분이었다. 3D 영상과 스토리 텔링만으로 '앨리스' 전체를 평가하기엔 조니뎁의 연기와 팀버튼의 연출력이 빛났다.

팀버튼 감독은 독특한 시각과 개성있는 색깔로 '앨리스'의 캐릭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간 이들이 만들어왔던 작품에선 조니뎁이 주로 부각되었다면 '앨리스'에선 붉은 여왕(헬레나 본햄 카터), 하얀 여왕(앤 해서웨이), 애벌레, 쥐 등 크고 작은 캐릭터에도 각각의 개성을 불어넣어 다채로운 구성을 만들어냈다.

결과적으로 '앨리스'는 팀버튼의 무한한 상상력을 기대하는 마니아들에겐 다소 아쉬움을 남길 듯하다. 하지만 그간 우리가 봐왔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조금 다른 시각에서 비틀어낸 점과 영화 속에 나오는 다양하고 개성있고 캐릭터에 집중해서 본다면 충분히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zhenha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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