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모양의 곱돌은 어디에 썼을꼬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7월 4일까지 미술관 2층에서 열리고 있는 《미탄사터》 특별전을 통해 경주 미탄사터[味呑寺址] 3층석탑에서 출토된 지진구와 와전·그릇·석제품·청동제품·흙구슬 등 40여 점을 선보인다.

지진구(地鎭具)는 중요한 건물을 짓거나 수리할 때 흙을 잘못 다뤄 지신(地神)을 노하게 해 받는 재앙(동티) 등을 막기 위해 묻는 물건이다. 거울이나 수정같이 귀하게 여기던 물건을 그대로 넣거나 원하는 모습으로 물건을 새로 제작해 넣기도 하기 때문에 종류와 형태가 다양하다. 이번 전시에 나온 높이 7.7㎝짜리 지진구는 곱돌(납석)을 새 모양으로 깎아 다듬은 것이다. 오동통하게 부풀어오른 배와 작지만 날렵하게 다듬어진 부리가 영락없는 새의 형상이다.

이 새 모양 지진구는 지난 1980년 2월 국립경주박물관이 경주 황룡사터의 남쪽 논 한가운데에 있는 미탄사터 3층석탑을 발굴조사하는 과정에서 석탑의 하층기단 갑석 아래 돌 틈에 끼인 채 출토됐다. 국립경주박물관 진정환 학예연구사는 "목탑 등 목조 건축물에서 발견된 지진구는 황룡사지 9층목탑의 구슬과 청동장식품 등 여러개가 있지만 석탑에서 발견된 지진구는 이것이 처음인 데다 새 모양으로 특이하게 생겨 눈길을 끈다"고 설명했다.

높이 6m인 미탄사터 3층 석탑에는 상부가 없지만 두 장의 돌로 된 1층 옥개석 위에 두 돌을 단단히 이어주는 장쇠를 꽂았던 홈이 있고, 1980년대에 복원하면서 2층 탑신 일부와 노반(露盤)도 새로 만들어 끼워 넣어 의젓한 자태를 뽐낸다. 진정환 연구사는 "누가 언제 미탄사와 3층 석탑을 세웠는지, 어느 때 폐허가 됐는지 아무런 기록이 없지만 석탑에서 지진구와 함께 발견된 넝쿨무늬 암막새가 황룡사·분황사·월성해자 등에서 출토된 것들과 비슷한 시기에 만든 것으로 밝혀져 통일신라 때인 8세기에 귀족이 복을 빌기 위해 세운 원찰(願刹)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시 문의 (054)740-7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