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의 사유, 원색의 열정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김인중 신부의 전시회가 9일부터 21일까지 서울 광화문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 작품은 김 신부가 프랑스에서 3년간 제작한 신작들로 회화 50점을 비롯해 도자기와 스테인드글라스·판화 등 60여점이 전시된다. 김 신부는 "이번 전시에 그림과 도자기·판화·스테인드글라스를 두루 포함시킨 것은 그동안의 여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 흑백이 주조를 이루는 김 신부의 회화작품은 수묵화를 연상시킨다. 김 신부는 "40년에 걸친 유럽 생활을 작품으로 정리해봤다"며 "흑백의 회화 작품은 동양화에서 느낄 수 있는 여백과 우리 고유의 미를 보여주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회화작품이 동양적이라면 도자기와 스테인드글라스는 서양미술에 대한 작가의 마음을 표현했다. 전시장의 스테인드글라스는 경쾌하면서도 맑은 느낌을 주고 있다. 김 신부는 2007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브리우드 생 줄리앙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복원사업에 작품 설치자로 선정됐다. 작년에 이 성당에는 김 신부의 36개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 설치돼 현지의 호응을 얻었다.

김 신부의 도예작품은 강렬한 색상이 분출하듯 느껴진다. 동양에서 자라나서 서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했던 작가의 고민도 엿보인다. 작가는 흑백의 회화에서 사유와 명상을 지향했다면 도예작품에서는 정열과 에너지를 지향하고 있다.

김인중 신부는 "프랑스 루앙에서 오는 27일부터 전시가 잡혀 있는 등 올해만 국내외 8곳에서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02)724-6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