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돌을 거두다

〈제12보〉(182~220)=바둑은 미세하지만 큰 사고만 터지지 않는다면 백승이 유력한 국면. 그러나 오늘의 이 마지막 보(譜)까지도 쌍방은 잔 실수를 교환한다. 세계 최강 자리를 노리는 천하 고수들도 피해갈 수 없는 게 실수라니 그들의 '인간 선언'쯤으로 해두자. 어차피 완벽한 바둑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까.

흑?Y의 치중 뒤 183을 선수로 두었다. 그러나 당연해 보이는 184가 실착이었다. '가'자리로 받는 게 정수. 그랬어야 훗날 213을 선수로 당하지 않는다. 하변 백집은 똑같다. 뒤이어 이번엔 흑185가 뼈아픈 실착이었다. 참고도 1이 더 컸기 때문. 8까지 진행된 후 흑9란 끝내기 맥점이 숨어 있다. 13까지가 불가피한데, 이랬으면 정말 승패를 알 수 없을 뻔했다. 백이 반 집 정도 두터웠으리란 결론.

186으로 내려빠져선 백의 승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190도 정확하다. 이 수로 191은 흑에 190 자리를 당해 자칫 위험해진다. 211은 4집짜리. 이 바둑은 246수까지 이어지다 흑이 돌을 거뒀다. 계가했으면 1집 반 정도 백이 이기는 바둑이었다. 220수 이후는 특기할 만한 내용이 없으므로 총보로 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