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가 또 이겼다. 반신반의하던 대 역전 드라마도 무르익어 가고 있다. 제11회 농심배 세계바둑 최강전에 한국의 마지막 주자로 출전한 이창호 9단은 11일
중국 상하이 한국문화원서 벌어진 제13국서 중국 팀 4번 주자 구리(古力) 9단을 237수 만에 흑 불계로 눌러 2연승했다. 구리와의 역대 통산전적도 6승 4패로 벌렸다.
이로써 한 중 양국의 잔여병력은 이창호와 창하오(常昊) 등 각 1명씩으로 좁혀졌고, 12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질 두 기사의 최종국 승패에 따라 이번 대회 패권의 향방도 갈리게 됐다. 한국 1명, 중국 3명, 일본 1명이 남은 가운데 출전한 이창호가 최종국도 이겨 3연승을 거둘 경우 한국은 또 한 번의 극적 역전 우승을 거두게 된다.
이창호는 지난 2005년 역시 상하이에서 벌어졌던 제6회 농심배 때도 한국 팀의 최종 주자로 출전, 파죽의 5연승으로 극적 역전 우승을 이끌어내는 등 국가 단체전서 특히 신들린 활약을 펼쳐 왔었다. 농심배는 한 중 일 3개국에서 5명의 대표가 출전, 승자가 질 때까지 대국해 마지막 생존자를 남기는 팀이 우승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이창호는 이날까지 역대 농심배 통산 18승 2패를 기록 중이다.
이창호와 창하오는 지금까지 총 32판을 겨뤄 이창호가 23승 9패로 월등히 앞서있다. 하지만 2007년 이후엔 오히려 창하오가 5승 2패로 우세, 결과를 점치기엔 아직 이르다. 농심배는 1인당 1시간씩 주어지는 준속기전으로 우승국에겐 2억 원의 상금이 돌아간다.
한국은 1991년 이후 진로배 농심배 등 같은 형식으로 이어져 온 총 16년 간의 국가 단체전에서 14회에 걸쳐 패권을 차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