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첫해부터 '두둑한' 현금 배당을 한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런 기업은 대부분 업력(業歷)이 길지 않고, 안정적으로 순이익을 내온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불투명한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종목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다만 성장 여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소액 투자자의 환심을 사거나 주가 부양의 목적으로 배당을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실적 전망과 안정성, 사업 내용 등을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2009회계년도 현금 배당 결정을 공시한 12월 결산법인은 총 249개사(2월 22일 기준)로 전체 1700여개 상장사 중 약 14%에 불과하다. 상장 첫 해부터 현금 배당을 실시하는 기업들에 투자자의 관심이 가는 이유다.
아동출판업체 예림당은 주당 150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한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배당금을 받아가지 않는 차등 배당을 실시한다. 최대주주보다 일반주주들에게 더 많은 배당을 주는 것. 지난해 4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티플랙스도 주당 50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한다.
상장된 지 불과 두 달도 채 안 된 기업들이 현금 배당을 결정한 사례도 있다. 게임업체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보통주와 우선주 한 주당 375원씩 부여하는 30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신규 상장한 코스닥 업체 중 가장 큰 규모다.
서수길 대표는 “높은 경영 성과를 이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이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드는 것도 상장 기업으로서의 의무”라고 말했다. 올 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락앤락 역시 주당 16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이밖에 그랜드코리아레저(GKL), 해덕선기, 한국정밀기계, 뷰웍스, 서울마린 등도 상장 첫해 주당 50~860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한다.
김승한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의 미래 성장성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현금 배당을 한 것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