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Dr. M] 자녀 교육 때문에 내 집 마련 미루고 전세 얻으려는 40代

Q: 40대 중반 직장인입니다. 착실하게 저축해서 전세 생활을 끝내고 서울 교외에 작게나마 집을 살 수 있는 여력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집사람은 아이 교육을 이유로 오히려 좀 더 높은 가격의 전세로 옮기고 싶어합니다. 내 집 마련 시기를 좀 늦춰도 괜찮을까요?

A: 무리한 대출부담 없이 작은 집을 마련할 기회가 생겼음에도 단지 자녀 교육의 문제 때문에 전세를 택하신다고요? 저는 다른 생각입니다. 무리한 전세를 택하기보다는 합리적인 내 집 마련을 권하고 싶네요.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 가장(家長)의 나이가 40세를 넘어서게 되면서 가계의 금융자산 축적 여력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즉 40세 중반 이후에는 각종 지출이 늘어나고 고용이 불안해지면서 집값의 상승속도를 저축으로 따라잡기 어렵게 됩니다.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내 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지게 되죠. 특히 40대 중반 이후엔 교육비 부담이 급증합니다. 가계의 저축 여력을 제한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 되지요. 고용이 불안해지고, 자녀 교육비 부담이 절정에 달하는 40대 후반까지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는 내 집을 갖지 못한다면 은퇴 이후 생활은 큰 위기에 빠질 수 있습니다.

더욱이 주택은 거주할 장소를 제공할 뿐 아니라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도 있는 소중한 은퇴자산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그 가치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됩니다.

충분한 수준의 금융자산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은퇴하게 된다면 퇴직금만으로 국민연금 수급연령까지 남은 10년이 넘는 기간에 생활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보유한 주택을 매각하고 보다 작은 주택으로 이동하는 전략은 제한된 은퇴자산을 보강할 수 있는 매우 합리적인 수단이 됩니다. 평생 거주할 수 있는 거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필요 시에는 상당한 금액의 은퇴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재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우리나라의 대다수 40대는 은퇴생활에 대비하기보다는 자녀의 교육문제에 우선순위를 둡니다. 지금 당장 성장하는 자녀에 대한 애정이 아직 먼 훗날이 될 수 있는 은퇴준비보다는 부모님들의 가슴에 더 와 닿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막상 본인과 배우자의 노후생활이 위기에 빠지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자녀의 과거 성적표가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특히 40대 중반을 바라보고 계신다면 행복한 은퇴를 위한 우선순위는 당연히 내 집 마련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D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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