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배우 연이은 중국 영화계 진출 '왜?'

지난 2007년 결혼 이후 활동을 중단했던 김희선이 중국 영화 '전국'(戰國)으로 복귀한다. 이번 소식은 5년 만의 컴백 뿐만 아니라 복귀작이 중국 작품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희선 뿐만 아니라 최근 국내 여배우들의 중국 진출이 줄을 잇고 있다. 송혜교가 지난해 '일대종사'에 캐스팅 된데 이어, 전지현 역시 올 초부터 '설화와 비밀의 부채'를 촬영 중이다.

국내 여배우의 중국 영화 진출은 더 이상 큰 이슈가 되지 못할 정도로 그 횟수가 늘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중국엔 여배우가 없냐"고 자조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국내 여배우의 중국 진출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뭘까?

▶이유 하나 : 중국 측의 모시기

예전에 비하면 그 세력이 많이 약해진 것이 사실이지만 한류는 국내 배우들의 중국 진출에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많은 국내 작품들이 여전히 중국의 안방 극장에 방영되고 있고, 우리 배우들도 간간이 중국 드라마에 모습을 비추며 영향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00년대 초 영화 '엽기적인 그녀', KBS 2TV '가을동화', SBS '토마토'는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한류를 주도했다. 이 때문에 전지현, 송혜교, 김희선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중국 톱스타 못지 않은 영향력과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이들의 영향력은 중국 영화 관계자들에게도 상당히 매력적인 유혹으로 다가온다. 한류 스타라는 점을 이용해 홍보 전략을 펼친다면 중국 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그리고 동남아시아까지 손쉽게 진출할 수 있다.

▶이유 둘 : 의상에 대한 자유로움

송혜교, 전지현, 김희선의 중국 진출작의 공통점은 역사극(고전극)이란 점이다. 전통적으로 중국 제작사는 영화 제작시 의상비에 상당히 많은 비중을 둔다. 장이모 감독이 '황후화'의 막대한 의상비로 기네스 기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이같은 사실을 증명한다.

이는 한류 여배우들에게 메리트로 작용한다. 국내의 사극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며 국내 배우들이 고전 의상을 입은 모습에 대한 자료를 충분히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문화에 대한 큰 이질감이 없다. 따라서 중국 제작사 측으로서는 국내 여배우들을 따로 불러 의상 피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다.

실제로 송혜교를 '조씨고아'에 캐스팅 하려고 했던 첸카이거 감독이 2007년 그의 주연작 '황진이' 당시 입었던 한복 차림을 보고 캐스팅 선상에 올린 사실은 꽤나 유명한 일화다.

▶이유 셋 : 개런티, 명성 그리고 흥행에 대한 안전장치

배우들에게 피부로 직접 다가오는 유혹은 돈이다. 중국 제작사 측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고 있는 송혜교, 전지현, 김희선 등 최상급의 배우들은 캐스팅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어 그들의 입맛에 맞는 작품을 맘껏 고를 수 있다.

이들이 받는 개런티가 국내에 구체적으로 알려지진 않았다. 하지만 예전에 채림이 중국 드라마 진출로 회당 1200만원 이상을 받은 바 있고, 장나라가 일일 행사만으로도 수천만원을 받았다는 전례에 비추어 볼 때, 관계자들은 이들의 개런티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흥행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는 것도 큰 메리트다. 이들이 진출하는 작품은 왕가위, 웨인왕 등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작품성이 보장된데다 20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들여서 만드는 대작이다. 때문에 '잘 되면 대박'이며 '못 되도 작품성은 본전'이라는 안정적인 심리가 작용한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이기 때문에 흥행에만 성공한다면 할리우드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실패하더라도 국내에서 쌓아올린 이미지에는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

한류 스타 여배우들에게 돈과 명예 그리고 흥행 부담감까지 없는 중국 영화계 진출은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