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 강우석 출사표, "할리우드 한판 붙자!"

[스포츠조선 T―뉴스 이진호 기자] '1000만 감독' 강우석이 출사표(出師表)를 던졌다.

강우석 감독은 12일 서울 충무로의 한 횟집에서 스포츠조선 T-뉴스와의 만남의 자리에서 영화 '이끼'로 2년 만에 연출자로 나서는 소감과 촬영 기간 동안의 고뇌를 털어놨다.

강우석 감독은 이날 "20년 넘게 영화를 해왔지만 '이끼'처럼 어렵고 고통스러웠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내가 한 작품 중 가장 힘든 영화였다. 촬영 내내 두렵고 불안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강 감독의 이런 발언은 89년 데뷔 후 20여 년 동안 '투캅스', '실미도', '공공의 적'등의 영화계에 방점을 찍을만한 대작들을 줄줄이 탄생시키며 자신이 연출했던 작품에 늘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던 전례에 비추어볼때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강 감독은 "'이끼'는 여러가지 면에서 매력적인 작품이지만 원작이 너무 유명하다는 건 상당한 부담이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이어 "원작을 재탄생 시키는 작업은 고통스러웠지만 그만큼 만족도도 크다"고 전했다.

강우석 감독은 이어 "할리우드 대작 '아바타'로 대변되는 3D 영화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국내 영화가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촬영 기간 동안 두렵고 불안했지만 자신있다.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강 감독은 이러한 자신감을 반영하듯 '이끼'의 개봉일을 할리우드 블록 버스터들이 몰려드는 7월로 잡았다. 그는 "올해에는 이례적으로 할리우드 전통의 여름 재난 영화가 없는 것 같다"면서 "어떤 작품이 됐든 할리우드 대작과 제대로 한번 붙어보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한편 '이끼'는 정재영, 박해일, 유선이 주연을 맡은 영화로 폐쇄적인 시골 마을에 낯선 청년이 들어오면서 가족 없이 홀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비밀이 밝혀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7월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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