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 박해일-정재영 "피부병에 급성 간염, 삭발까지!" 투혼 열전

[스포츠조선 T―뉴스 이진호 기자] 영화 '이끼'(강우석 감독)는 배우들의 투혼으로 만들어진 영화?

'이끼'의 두 주인공 박해일(33)과 정재영(40)이 연기 투혼을 불사른 에피소드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강우석 감독과 정재영, 박해일은 12일 서울 충무로의 한 횟집에서 열린 소규모 간담회에서 T-뉴스와 만났다. 박해일은 이 날 "'이끼' 촬영 당시 원인 모를 피부병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박해일은 평소 앳되고 뽀얀 피부로 명성을 날렸으나 이 날 만큼은 그답지 않게 거칠고 어두워진 피부 상태를 보였다. 그는 "영화 촬영 당시 야산에서 뒹구는 액션 신을 찍은 이후 몸에 붉은 반점이 생기는 피부병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알레르기 피부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박해일은 온몸이 따끔거리는 고통 속에서도 배우로서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냈다.

'이끼' 촬영 전 정재영의 삭발 투혼 또한 화제가 됐다. 당시 그는 머리에 대충 손을 대고 생색내는 정도(?)가 아니라 머리카락을 완전히 밀어버렸다. 연기파 배우로 정평이 난 그에게 삭발은 기삿감이 되지 못할 정도로 당연한 일(?)이 된 셈. 박해일은 "정재영 선배가 40대부터 70대까지 연기해야 하는 탓에 거의 매일 2시간이 넘게 걸리는 특수분장을 소화했다. 그러면서도 불만 한 번 털어놓지 않았다"고 감탄했다.

한편 정재영은 촬영 당시 걸린 알코올성 급성 간염으로 아직까지 고생 중이다. 정재영은 "촬영 기간동안 술자리가 잦아 알코올성 간염에 걸리게 됐다"고 전했다.

'이끼'는 강우석 감독이 "17번이나 작품을 했지만 처음으로 불안감에 시달렸다"고 고충을 토로할만큼 어렵게 찍은 영화다. 때문에 촬영 하루 전까지 콘티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수두룩했다. 미리 대본과 콘티를 받아 연습을 해야하는 배우들에게 있어서 굉장히 부담스러운 상황.

여러가지로 좋지 못한 여건에도 현장의 분위기는 좋았다고. 촬영장의 맏형 정재영이 총대를 멨다. 현장 분위기를 위한 그의 희생은 알코올성 간염이라는 영광의 상처(?)로 이어졌다.

의사로부터 당분간 술은 입에도 대지 말라고 엄명을 받은 정재영이지만 이날 그는 "강우석 감독과 박해일이 고생하는데 안마실 수 없다"고 폭탄주를 제조해 의리 사나이임을 증명했다.

한편 '이끼'는 정재영, 박해일, 유선이 주연을 맡은 영화로 폐쇄적인 시골 마을에 낯선 청년이 들어오면서 가족 없이 홀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비밀이 밝혀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7월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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