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유창혁의 탄식(嘆息)

〈제4보〉(57~65)=5년 동안 국제대회 결승전 1승 9패. 한 차례 마이너 제패를 제외한 9개 기전 준우승. 이창호가 국제대회 개인전서 겪고 있는 이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간과해선 안 되는 것은 그의 '은메달 9개'도 하나같이 세계 초1류 강호들을 연파하고 얻어낸 결과물이었다는 사실이다. 다른 어떤 기사도 같은 기간에 이창호만큼 많은 국제대회 결승 고지를 밟아보지 못했다. '산발(散發) 안타'가 거듭되는 상황이 못내 안타까울 뿐이다.

57은 당연한 대응. 백이 당장 61 자리로 이어가려 해도 참고1도처럼 틀어막히게 된다. 59로는 60으로 스케일 크게 갈라치는 것이 더 강력했다. 61도 너무 고지식했다는 중론. 유창혁은 "참고 2도 1이 대세점"이라며 마치 자기 바둑인 양 두고두고 탄식했다. 3 이후 백은 A의 약점 때문에 운신이 자유롭지 않다.

62를 맞아선 팽팽하던 저울 추가 백 쪽으로 기우뚱하기 시작한다. 중앙 백이 훤해지는 동안 흑은 제자리걸음만 한 셈. 63으로 하변에 침투한 흑, 다시 손길을 돌려 65로 중앙을 갈라쳐 간다. 상대 응수에 따라 하변을 처리하겠다는 심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