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우성 "형사 연기로 범죄자들에 상상 복수했죠"

영화 '무법자'로 스크린 컴백 감우성

　이름만으로도 감미로운 남자. 언제나 부드럽고 여자를 감싸줄 거 같은 남자. 감우성이 그렇다.

그가 오랜만에 영화 '무법자'(감독 김철한)로 팬들 앞에 섰다.

편안한 목소리와 부드러움은 여전했지만 영화 속 분위기가 조금씩 풍기고 있었다. '무법자'는 최근 사회 문제로 부각된 '연쇄살인' '묻지마 살인'을 직접적으로 다룬 영화다. 기존에 벌어졌던 참혹한 실제 사건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그렇기 때문일까. 부드러움 속에 남자의 강한 냄새가 살아있는 듯하다.

"'무법자'는 실제 강력범죄를 재구성한 범죄 드라마예요. 뉴스에서 접하던 범죄들에 익숙해져서 무덤덤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결혼 후 7년 째 경기도 남양주의 전원주택에서 살고 있는 감우성은 "영화를 찍으면서 하나 버릇이 생겼는데 늘 집 주변을 경계해요"라며 웃었다.

그는 비슷한 소재를 다룬 영화 '추격자'(감독 나홍진)와의 비교에 대해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추격자'와 비교해 본 적은 없는데 비슷한 느낌을 찾을 수 없었어요. '무법자' 속 범죄들은 실화라 정서가 더 강하죠. 또 내 역할을 통해서 상상 속으로 복수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엇어요. 그 두 가지가 핵심인데 그것만 보면 '추격자'와는 전혀 비슷한 게 없지요."

범죄 스릴러 영화의 장르적 특성상 여성팬에게 어필할 수 있는 대목이 적고, 그의 멜로 연기를 기대하는 팬들에겐 이번 작품이 핸디캡이 될 위험이 높지 않느냐고 하자 감우성은 명확한 연기관을 밝혔다.

"죄송하지만(웃음) 특별히 여성팬들을 의식하고 작품을 선택하진 않아요. 영화든 드라마든 하고 싶은 것만 찾아요. 영화 중 '결혼은 미친짓이다' 외에는 특별히 멜로였던 게 없어요"라며 "장르가 중요하진 않습니다. 이야기 완성도가 높고 진솔한 게 중요하죠"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 시나리오를 받으면 내 역할은 잊어버리고 대본 전체를 봐요. 그리고 마음에 들면 내 역할을 보고요. 이제 역할의 비중은 중요하지 않아요. 세대는 교체돼야 하는 거고 내 역할이나 범위가 변하는 게 세월의 정당한 변명이겠죠"라고 덧붙였다.

이제 막 시작하려는 후배 연기자들을 위해 아낌없이 자신만의 연기 노하우를 공개했다.

"선망의 직업이라 여러 사람들이 배우를 하려고 해요. 요즘은 예쁘고 잘 생긴 것만 신경 쓰지만, 연기는 혹독한 훈련으로 기본기를 다지는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그 단계를 넘어서야 심리전이 펼쳐지죠"라며 "자신감을 가지고 그 역할에 맞는 연기를 하는 것, 유추하는 게 중요한 연습"이라고 조언했다.

감우성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무법자'는 18일 개봉한다.

<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