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요즘 장기 채권금리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저금리라면 기존 주택 대출자인 제 입장에선 반갑지만 '채권버블'이란 말도 나오고 불안합니다. 어떻게 봐야 하나요?
A.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리 상승에 대한 일반적인 기대와는 달리 최근 시장금리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채권시장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미리 반영돼 금리가 많이 올랐으나 금리 인상이 지연되자 금리가 재차 하락하는 형국입니다. 세 가지 핵심변수를 점검해 보겠습니다.
첫째, 통화정책 측면에서 보면 상반기 중에 정책금리 인상은 물 건너간 상황이고, 하반기 인상 폭도 크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최근 한국은행 총재 선임 과정에서 정부와의 정책 조율 능력이 우선시되었고, 금리 인상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부정적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당분간 출구전략은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시장의 컨센서스(합의)입니다.
둘째, 경기 측면에서도 금리 하락의 명분이 약합니다. 지난 1월 산업활동동향에서 경기선행지수가 1년 만에 하락세로 반전하였으며 향후 1~2분기 동안은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과거에도 경기선행지수와 시장금리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왔으며 경기선행지수의 하락 전환은 금리 하락의 모멘텀(계기)으로 작용했습니다.
셋째, 외국인 주도의 수급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잔고는 3월 들어 61조원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원화 국채는 비슷한 신용등급인 말레이시아, 중국 등과 비교하여 금리가 0.6~1.6%포인트나 높고 원화도 상대적인 강세를 보여 투자 메리트가 높은 상황입니다. 또 글로벌 국채지수 편입 가능성도 있어 외국인의 원화국채에 대한 러브콜은 연중 내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처럼 통화정책, 경기, 수급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시장금리는 상반기 중에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하반기에나 기준금리 인상과 더불어 완만한 상승세로 전환될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상당 기간 대출자 입장에서는 유리하지만 확정금리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리한 금리여건이 전개될 것으로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