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도박 무혐의..검찰 "강병규 명예훼손-폭력혐의 불구속 기소"

권모씨 "강병규가 주도"

　배우 이병헌(39)이 상습 도박 혐의와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은 19일 이병헌이 미국에서 상습 도박을 했다는 전 여자친구 권모씨(22)의 고발 혐의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무혐의 처분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병헌의 권씨 관련 사생활을 언론에 제보한 혐의로 방송인 강병규(37) 등 3명을 불구속 기소(출판물에 의한 명예 훼손)했고, 캐나다에 거주 중인 권씨를 같은 혐의로 기소중지했다. 검찰은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장 폭행 사건과 관련해 폭행에 연루됐던 강병규를 비롯한 4명을 불구속 기소(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하고, 중국으로 달아난 1명을 기소중지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병규 등 5명은 지난해 11월, 이병헌과 이병헌의 지인에게 "전 여자친구와의 사생활을 언론에 제보하겠다"고 협박하며 합의금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병규 등은 요구가 거절당하자 그 해 12월, 이병헌을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뒤 이 내용을 언론에 제보해 이병헌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강병규는 자신의 여자친구 최모씨(31)로부터 평소 가깝게 지내던 권씨가 이병헌과 헤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인인 장모씨(49)를 통해 이병헌을 협박해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폭력 전과가 있는 장씨는 이병헌에게 전화해 "내가 권씨의 삼촌인데 당장 만나자. 그렇지 않으면 큰일 난다"는 내용으로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병규는 또 언론에 권씨의 소송 사실이 공개된지 1주일 뒤 '아이리스' 촬영장에 지인 2명과 함께 찾아가 '아이리스' 제작 관련자의 지인 2명과 싸움을 벌인 혐의도 받고 있다. 강병규는 '아이리스' 제작자인 정태원씨를 찾아가 권씨의 배후 인물이 자신인 것처럼 소문낸 것에 항의하며 제작진과 몸싸움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캐나다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인 권씨는 이병헌이 '결혼하자'며 유혹해 성관계를 갖는 등 피해를 당했다며 지난해 12월 8일,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데 이어 이틀 뒤 불법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이병헌을 검찰에 고소했다. 이에 이병헌은 권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한편, 성명불상의 남자로부터 협박을 당했다며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19일 "이병헌, 권씨 모두 고소를 취하하지 않은 상태"라며 "캐나다로 출국한 권씨와는 이메일 또는 권씨의 어머니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했다. 검찰은 권씨가 출국 후 '강병규가 주도적으로 범행을 이끌었다'는 취지의 진술서 등을 제출하고 있으나, 강병규는 이와 상반되는 진술을 하고 있어 대질조사가 필요해 기소중지했다. 검찰 관계자는 "권씨가 개인 사정과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귀국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