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문희 '육혈포 강도단', 감우성 '무법자' 누르며 흥행질주 왜?

[스포츠조선 T―뉴스 이인경 기자] 나문희 김수미 김혜옥 주연의 '육혈포 강도단'이 비수기 극장가에 단비를 적시고 있다.

지난 18일 개봉한 '육혈포 강도단'은 첫주 20만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동원, 흥행 청신호를 밝혔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육혈포 강도단'는 사흘간 전국 19만 8976명(스크린 322개)을 끌어모았다. 20일 하루 관객수는 9만 6375명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셔터 아일랜드'(14만 6580명), 조니 뎁 주연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12만 2221명)에 이어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했다. 3월이 전통적인 비수기임을 감안할 때, '육혈포 강도단'의 흥행 성적은 좋은 편이다. 같은 날 개봉한 감우성 주연의 스릴러 '무법자'는 6만5000여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총 제작비가 40억원인 '육혈포 강도단'의 손익분기점은 대략 150만 관객 정도다.

특히 이같은 흥행 쾌조는 톱배우나 신세대 스타를 내세운 점이 아닌, 노장 연기파 나문희 김수미 김혜옥이 뭉쳐 일궈낸 결과나 눈길을 끈다. 관객들은 "모처럼 온 가족이 즐겨 볼 만한 작품이었다", "할매들의 엽기 코미디 '마파도' 이상으로 재밌는 영화"라는 찬사와 입소문이 쏟아지고 있어 뒷심도 기대된다.

흥행 포인트로는 검증된 캐스팅과 확실하게 웃겨주는 배우들의 명 코믹 연기를 들 수 있다. '거침없이 하이킥'의 나문희, '마파도'의 김수미,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김혜옥은 전작에서 인간미 넘치는 할머니 캐릭터로 대중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 바 있다. 세 캐릭터가 고스란히 뭉쳐 만들어내는 상황극은 포복절도한 웃음을 준다. 특히 한국 영화들이 대부분 스릴러 장르에 편중돼 식상함을 주고 있어 웃음과 감동을 버무린 코미디 영화가 오히려 관객들의 더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영화 홍보성 예능 출연은 적었지만, 최근 SBS '스타킹'에 '홍제동 김수미'가 출연해 화제를 모은 것도 홍보에 큰 도움이 됐다. '홍제동 김수미' 남학생은 최근 영화 시사회나 무대 인사 일정에 가세하면서 MC를 자처하기도 했다.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 측은 "처음에는 웃음으로 시작하지만 마지막엔 눈물을 쏙빼는 감동 포인트도 있다. '마파도'의 흥행 저력을 이을 만한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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